No. 1624 [칼럼니스트] 2016년 9월 18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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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세 나라 여행기9 - 맺음말
박강문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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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날짜: 2016년 8월 3- 11일 (7박 9일)
  • 여행국(주요도시): 오스트리아(빈, 잘츠부르크), 체코(프라하, 체스키 크룸로프), 헝가리(부다페스트)
  • 여행경로: 빈 - 멜크 수도원 - 잘츠카머굿(장크트 길겐, 할슈타트) -브레히키스가덴 소금광산
    - 잘츠부르크 - 체스키 크룸로프 - 프라하 - 브르노(숙박만) - 부다페스트 - 빈.
  • 교통수단 : 인천 공항-빈 공항, 빈 공항 - 인천 공항은 비행기편. 나머지는 다 버스편.

    이것도 호텔인가

    이번 동유럽 세 나라 여행에서 최악의 사건은 악취 호텔이다. 샤워 커튼에서 썩은 내가 나고, 침실에서도 헌 카페트 등에서 냄새가 심해서 제대로 못 잔 호텔이 있었다. 그런 호텔이 침구 시트인들 제대로 갈았겠나 싶었다. 이게 호텔인가. 심하게 말하면 사람대접이 아니었다. 바로 Hotel Mercure Buda Budapest의 6층 방들은 사람 재우는 방으로 볼 수 없었다. 나는 이 호텔에서 국내 일등 여행사라는 하나투어에 대한 신뢰를 결정적으로 거두어 버렸다. 한밤중 늦게 들어갔기 때문에 일행 대부분이 감내했지만 이튿날 아침 모두 개탄해 마지않았다. 여행사는 현장을 한 번 점검해 보라.

    호텔 7박중 첫 3박 두 호텔이 예정된 것과는 다른 호텔이었다. 첫 1박 Hilton Garden Inn South가 Renaisance Vienna로 바뀌었고, 다음 이틀 묵는 호텔 Austria Trend West가 Hotel Untersberg로 바뀌었다.

    바뀐 호텔 중 둘쨋밤과 셋쨋밤 2박한 잘츠부르크 인접 도시의 운터스베르겐 호텔은 첫날 찾아갈 때 버스 기사가 위치를 몰라 밤에 1시간 넘게 지체되어 도착했다. 잘츠부르크 시내 호텔이 아니라 기사가 못 찾은 듯했다. 우리 일행은 몹시 지치고 배가 고팠다.

    운터스베르크 호텔은 외질 뿐만 아니라, 첫날 저녁 음식도 허술했다. 생선까스가 나왔는데 나무토막처럼 딱딱하고 맛이 하나도 없어 절반도 먹지 못했다. 방에 들어와 컵라면 먹을까 했는데 커피포트가 없는 방이었다.

    아쉽게도 호텔들이 도심에서 먼 거리에 있었다. 호텔이 도심이거나 도심 가까우면 짬짬이 걸어나와 산책할 수 있으련만 그렇지 못했다.

    호텔을 나올 때야 알았지만, 호텔 중에는 공용세탁기가 갖춰진 곳이 있었다. 이런 정보도 미리 알려 주면 좋을 것이다.

    현지 가이드...

    빈, 프라하, 부다페스트는 다시 가 보고 싶은 곳이다. 꽤 여유가 있으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시간이 충분치 못해 아쉬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다시 가더라도 이번에 만났던 가이드들을 또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가이드들의 문제는 능력보다는 성실성에 있다. 청중 수준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 이름은 이렇소, 이름을 걸고 열심히 해드리겠소, 다음에 오시면 또 불러 주시오 하는 자세였으면 좋았겠는데 대개 그렇지 않았다. 대충대충이다.

    선택 관광

    오스트리아에서 잘츠카머굿 유람선 및 케이블카 타기도 좋겠지만, 나는 그냥 아름다운 소도시 장크트 길겐에서 어정거리는 쪽을 택했다. 취향 따라 선호가 갈리겠으나, 한 마을에 들어가 여유 있게 돌아다니는 것도 괜찮았다. 이 도시의 깨끗함, 그림 같은 집들, 어디를 찍어도 엽서 사진 같은 광경들. 이런 선택의 여지를 주는 것은 좋았다.

    빈에서 저녁에 음악회 간 것도 좋았다.

    한국 음식점들, 눈물 나게 한다

    어떤 한국 음식점에 가면 눈물이 나려고 한다. “이렇게 동포한테서 푸대접받다니...”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 번 세군데 한국 음식점 중에서 두 곳이 그랬다. 단체 손님이라고 해서 그렇듯 성의 없고 맛없는 음식을 내놓을 수 있을까. 차라리 맥도날드에 가서 빅맥 뜯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밖의 음식점은...

    맛있는 음식점이 꽤 있었지만, 기억이 생생한 것은 나쁜 인상을 준 쪽이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중국 음식점 한 곳에서는 참 비참했다. 젓가락을 대고 싶은 접시가 없었다.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식당이었다. 장크트 길겐의 오스트리아식 돈까스 슈니첼도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음식이었다. 식탁에 앉은 일행의 일그러진 표정들이 눈에 선하다.

    깊이... 여유...

    이 동유럽 3국 여행은 하나투어가 다른 패키지와 다른 특성을 지니도록 기획하였고, 동행 여행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개 ‘깊이’와 ‘여유’들 내건 홍보에 끌려 이 패키지를 택했다. ‘클래식’급이라는 이 패키지에 참가한 이들은 대부분 교육직, 연구직 종사자, 경제 분야 전문가등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과 그 가족이라 학식과 교양이 있고 점잖았으며 웬만해서는 불만을 내비치지 않았다.

    판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여행사의 기획 의도와 현장 진행은 아직 잘 맞아들어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가이드들은 이 패키지 참가자들의 수준에 맞추는 준비를 하지 않고 늘 해온 대로 하는 것 같았다.

    싼 패키지라 그럴 것이라고? 7박 여행에 4백수십만원(선택관광 포함)이면 고급은 아닐지라도 싸구려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특별한 음식 ‘슈니첼’ 맛보기는 식당을 바꾸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맛없는 돈까쓰는 처음이었다.

    버스 기사가 헤매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우리를 태워 주는 버스 기사가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인접도시의 운터스베르크 호텔이 어디 있는지 몰라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여 우리는 늦게 저녁식사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버스 기사는 부다페스트 중심지의 중국 음식점에 점심 먹으러 찾아갈 때에도 헤맸다. 고속도로에서 나갈 때 출구를 잘못 택한 것 같았다. 늦은 점심이 돼 시장해서 맛있게는 먹었지만, 금쪽같은 관광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항상 미소를 띤 표정으로 우리를 맞았던 점잖은 기사를 생각하면, 그 착오들은 안타깝다.

    부다페스트 뺀 경로는 어떨까

    이번 여정에서 체코 프라하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까지는 너무 멀어(버스로 아홉 시간 이상) 중간에 하는 일 없이 체코 브르노에서 하룻밤을 자야 했다. 브르노에 밝을 때 도착했지만, 호텔 밖에 나가 볼 만한 데가 없었다. 여행 한 번 나간 김에 부다페스트까지 다 봐야겠다면, 그렇게 할 일이지만, 부다페스트를 뺀 상품이 있을 경우, 내 선택은 이쪽이다. 부다페스트는 훗날 가 보기로 하고.

    끝으로

    제한된 날짜에 방문지 숫자만 늘려 ‘찍고, 찍고...’하는 여행이 아니라 좀더 느긋하고 찬찬히 즐길 수 있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이 있고, 이번 패키지에 그런 이들이 참가했다. 여행사의 기획은 좋다. 여행사가 이런 기획 의도를 제대로 살리려면, 참가했던 사람들에게서 의견을 골고루 듣고 개선해야 한다. 패키지 여행의 타성에 젖은 행태를 바꿔야 한다. 그렇게 해 나간다면 성공적인 판매상품이 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사후 반응 조시를 하는 여행사를 이제껏 보지 못했다. 이 분야의 후진성이 드러난다. 다른 서비스 분야를 보아라.

    면세점 쇼핑 코스가 없었으면 한다. 유럽서 만든 그릇이나 가위 등 웬만한 것은 국내에서 인터넷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여행 안내 방식을 다듬어야 한다.

    -2016.09.18.

    동유럽 세 나라 여행기 목차
  • 동유럽 세 나라 여행1 - 기대를 안고 떠나다
  • 동유럽 세 나라 여행2 - 재활용 널
  • 동유럽 세 나라 여행3 - 호엔 잘츠부르크 요새의 '사랑의 동굴'
  • 동유럽 세 나라 여행4 - 빵 속에 담긴 수프
  • 동유럽 세 나라 여행5 - 블타바강, 카프카
  • 동유럽 세 나라 여행6 - 대단한 머저르
  • 동유럽 세 나라 여행7 - 우아한 궁전 음악회
  • 동유럽 세 나라 여행8 - 또 모차르트, 드디어 클림트
  • 동유럽 세 나라 여행9 -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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