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619 [칼럼니스트] 2016년 8월 16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 딴글보기 | 거시기머시기 배달신청 | columnist.org(홈) |

동유럽 세 나라 여행4- 빵 속에 담은 수프
박강문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http://columnist.org/parkk




넷쨋날 2016년 8월 6일 토요일 맑음.
장크트 레온하르트 - 체스키 크룸로프 - 프라하

이 날 하루는 잘츠부르크(그 부근 장크트 레온하르트)에서 체코의 옛 도시 체스키 크룸로프까지는 세 시간반 , 여기서 프라하까지 세 시간, 합해서 여섯 시간 반 버스를 타는 여정이었다. 그리고 프라하 야간투어까지.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에 도착하여, 예쁜 건물들로 둘러싸인 광장에서 현지 한국인 가이드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광장 주위를 잠시 구경하였다. 건물들은 대개 호텔이나 음식점이었다. 광장의 한 고풍스러운 음식점 마스탈(Mastal)에서 특이하게 빵 속에 담은 수프와 쇠고기 스테이크를 맛있게 먹었다. 체코 사람들은 음식 만들 줄 아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숙박하지 않고 프라하로 떠나야 할 여정이라, 점심 뒤 자유시간에 최대한 많이 둘러보고 싶었다. 거리들이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웠다. 이곳은 강물이 마치 하회 마을처럼 땅을 감싸고 흐르는 지역과 강의 건너편 지역, 이렇게 둘로 이루어져 있다. 다리를 건너 체스키 크룸로프 성에 들어갔다. 박물관과 탑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어야 했다. 시간 압박 때문에 탑에만 올라가서 도시를 조망하기로 했다. 이 탑의 꼭대기는 높아서 도시 어디서나 잘 보인다. 그러니 올라가면 도시 사방을 내려다 볼 수 있을 터였다. 탑에만 올라가는 데 경로 우대 요금으로 9유로씩 냈다. 좁고 가파른 층계는 상층부에 가면 더욱 좁아져서 위에서 누가 내려오면 기다렸다 올라가야 했다.

높은 탑에서 내려다 본 이 작은 옛 도시는 마치 동화 속의 마을처럼 예뻤다. 올라와 보기를 잘했다. 탑 위 전망대를 뱅뱅 돌며 도시 사방을 사진찍었다. 다시 모였을 때, 일행에게 탑 이야기를 했더니 아쉬워들 했다. 탑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가이드가 말해 주지 않아 몰랐던 것이다.

클림트의 제자로서 스승과는 또 다른 세계를 지닌 에곤 실레(Egon Schiele)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에곤실레예술센터(Egon Schiele Art Centrum)를 시간 때문에 그냥 지나쳐야 했다. 그 아쉬움을 가이드에게 이야기했더니, 여기 작품들은 보잘 게 없고 빈의 벨베데레 미술관에 다 있다고 말했다. 가이드들은 이렇게 자기 기준으로 단정해서 말하는 습성이 있다. 그의 말대로 여기에 유명한 작품들이 없을 수 있다. 그렇지만, 여기에만 있는 작품들이 있을 수 있다.

프라하에 닿아서는 저녁 식사를 마미(Mami)라는 한국음식점에서 했는데, 너무 부실했다. 된장찌개라는 것이 두부 몇 쪽 들어가 있고 딴 것은 된장 외에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것 같았다.

저녁 식사 뒤, 선택관광인 프라하 밤거리 전차 투어가 있었다. ‘프라하 시내 히스토릭 올드트램’이라는 프로그램. 일행 22명 중 15명이 신청하여 전세낸 예스런 전차를 타고 프라하 밤거리를 달리는 것이었다. 전차는 1960년대 서울에 있던 전차와 비슷하다. 창문틀이 나무로 되어 있다. 유니폼을 입은 나이 지긋한 운전자와 젊은 아코디언 주자가 올라왔다. 한 아가씨가 샴페인 한 잔씩을 따라 주고 내려갔다. 차가 밤거리를 달리기 시작하자. 우리에게 익숙한 곡들이(우리나라 곡들은 없었지만) 원점에 되돌아올 때까지 연주되었다. 전차가 원점에 돌아왔을 때 전차 앞에서 기념사진들을 찍었다. 40분 투어에 한 사람 40유로씩 냈다.

숙소에 데려다 줄 우리 버스를 타러 걸어가면서 블타바(Vltava)강의 밤물결과 멀찍이서 반짝이는 카를(Karl)다리를 구경하였다.



매리어트 코트야드 프라하 공항 호텔(Marriott Courtyard Prague Airport, Avatika 1092/8 Prague 161 00, Cazech Republic)에 밤 늦게 투숙했다. 별 네 개 반. 모처럼 호텔다운 호텔에 묵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공항호텔이란 운치가 없는 곳.

고된 하루였다. 여기서 잔 뒤 아침에 짐을 꾸려 버스에 싣고 내일 낮 계속해서 프라하 관광을 하게 돼 있다.

- 2016.08.16

동유럽 여행기 목차

  • 동유럽 세 나라 여행1 - 기대를 안고 떠나다
  • 동유럽 세 나라 여행2 - 재활용 널
  • 동유럽 세 나라 여행3 - 호엔 잘츠부르크 요새의 '사랑의 동굴'
  • 동유럽 세 나라 여행4 - 빵 속에 담긴 수프
  • 동유럽 세 나라 여행5 - 블타바강, 카프카
  • 동유럽 세 나라 여행6 - 대단한 머저르
  • 동유럽 세 나라 여행7 - 우아한 궁전 음악회
  • 동유럽 세 나라 여행8 - 또 모차르트, 드디어 클림트
  • 동유럽 세 나라 여행9 - 맺음말

  • 서울칼럼니스트모임 http://columnis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