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622 [칼럼니스트] 2016년 8월 18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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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세 나라 여행7- 우아한 궁전 음악회
박강문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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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째 2016년 8월 9일 화요일. 맑은 뒤 흐림.
부다페스트 - 빈

호텔 머큐어 부다 부다페스트. 아침 식사 때 식당에 내려가 어젯밤 6층 방들에 들었던 일행들의 말을 들으니 이 호텔 방의 악취는 우리만 겪은 것이 아니었다. 모두 이 호텔 웹사이트에 들어가 평점을 매겨야겠다.

이 호텔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별 네 개로 나오고 이용후기 평가들도 비교적 좋다. 호텔의 차별 정책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종 차별일까? 단체 숙박료 할인에 따른 차별일까? 악취 나는 방은 너무 했다.

별 네 개 호텔에 가더라도 더러운 방에 수용될 수 있다. 여행사는 이 이상한 호텔을 점검하기 바란다. 호텔 주소 Hotel Mercure Buda Budapest, Krisztina Korut 41-43, 1013 Budapest, Hungary. 전화 +36 1 488 8100, 팩스 +36 1 488 8178, 이메일 h1688@accor.com

잊지 못할 머큐어 호텔 부다 부다페스트야 잘 있거라. 아침 여덟시 50분 부다페스트를 떠나 빈으로 향했다.

오전 열한시에 국경 도착, 오스트리아 재입국. 경계선에서 버스가 5초쯤 섰다 출발한 것이 입국절차의 모두였다.

오스트리아 국경 주유소에 붙은 편의점에 들어가 유로화 50센트 바치고 화장실을 이용했다. 화장실은 어디서나 여자들 줄이 길다. 여자 화장실은 남자 화장실의 세 배는 되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개선되지 않았다.

이 편의점에서는 화장실 사용료 50센트 영수증이 50센트 할인 쿠폰을 겸한다. 편의점에서 물건 살 때 내밀면 50센트를 깎아 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것을 써 버리려고 물건을 사기 때문에 매장 안이 북적댄다. 이날 우리가 들렸을 때 편의점에 들어온 사람들은 한국인과 중국인이 거의 전부였다. 한국인대 중국인 비율은 4대1쯤.

헝가리 들판에서 풍력 발전 바람개비를 보았는데 오스트리아 땅에 들어와서도 그것들이 늘어서 있었다. 오스트리아 것은 날개에 빨간 색 두 줄이 그어져 구별되었다. 오스트리아 국기가 가로로 빨강 하양 빨강이다.

헝가리에서는 맑았던 하늘이 오스트리아에 들어서면서 구름으로 덮여 갔다. 잘츠부르크에서처럼 비가 올까 겁났다.

빈에 도착하여 한시쯤 점심을 먹었다. 동포가 운영하는 퓨전 레스토랑 아카키코(Akakiko) . 도시락이 나왔는데, 백반, 불고기, 콩나물무침, 생선초밥 두 개, 미소시루, 한일 혼합식이었다. 이 집 음식은 제대로 된 것이었다. 간호사 출신인 주인은 바다가 없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에게 생선초밥을 먹여 크게 일어섰다고 한다. Rotenturmstrasse 6, 1010 Wien, Austria. 시내 딴 곳에도 가게가 있다.

오스트리아 제국시대에 여름 별궁으로 쓰이던 쇤브룬 궁(Schloss Schoenbrunn)에 가서 화려한 방들과 거기 걸린 수많은 초상화를 보았다. 황제들과 여걸 마리아 테레지아 황후, 황태자, 공주 들. 이 궁은 유네스코 문화유산 목록에 올라 있다. 방이 1천 수백 개지만, 공개되는 것은 40개쯤이라는데 이 중에서 여나믄 개만 보았다.

쇤브룬 궁에 있을 때만 해도 쨍쨍하던 햇살이 점점 구름이 가려지고 곧 비가 내릴 기세였다.

난생 처음 왈츠라는 것을 배웠다. 계획에 있는 대로 빈의 헤르날스 무용학교(Tanzschule Hernals)에서 왈츠를 배워 당일로 졸업장을 받았다. 나이 지긋한 남녀 선생이 열심히 가르쳐 주었다. 아내는 잘 추었지만 나는 발 움직임이 자꾸 어긋났다. 두 선생의 특별지도를 받고서도 익혀지지 않아 꼴찌 졸업생이었다. 어쨌든 재미있었다.

기념품 가게들 앞을 지나가면서 보니 온통 모차르트와 화가 클림트 천지였다. 이들이 없었다면 오스트리아 가게들이 무슨 기념품을 팔았을까.

저녁 식사는 호이리거 바흐 헹글(Heuriger Bach Hengl)에서 먹었다. 호이리거란 음식 이름이 아니고 본디 '포도주 양조장의 햇포도주 시음장'이었으며 이 시음장은 일정한 기간만 열었다고 한다. 100년 동안 3대에 걸쳐 이어져 온 이 집은, 세계의 거물 명사들이 많이 찾는 것을 자랑한다. 좌우간 여러 가지 많은 분량의 고기가 나왔는데 어지간히 먹은 것을 보면 맛이 괜찮았다고 할 수 있다. 삼인조 밴드가 우리 일행 쪽에 와서 노사연의 ‘만남’ 등 여러 곡을 연주하며 흥을 돋우고는 팁을 챙겨 갔다. 날씨 좋으면 뜰의 포도나무 덩굴 아래서 먹고 마실 수 있다고 한다.

식사 마치고, 기대하던 호프부르크(Hofburg) 황궁 관현악단의 '요한 슈트라우스와 모차르트 음악회'를 들으러 모두 궁전으로 행차했다. 유튜브 또는 텔레비전으로나 볼 수 있었던 바로 그 우아한 르두탕 홀(Redoutensaal)에 들어간 것이다. 베트벤, 모차르트, 요한 슈트라우스가 연주했던 데다. 청중의 옷차림은 정장도 있었지만 반바지 여행자 차림도 있었다. 드레스 코드가 이제는 까다롭지 않은가본데, 그래도 정장 차림의 노부부가 팔짱을 끼고 들어오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이 날은 모차르트 네 곡, 요한 슈트라우스 여섯 곡, 요셉 슈트라우스 두 곡, 프란츠 폰 주페, 에머리히 칼만, 프란츠 레하르 각각 한 곡이 연주되었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과 ‘마술 피리’, 오페레타 ‘박쥐’에 나오는 성악곡이 포함되었다. 빠르고 흥겨운 폴카가 네 곡이었는데, 요셉 슈트라우스의 장난기 어린 폴카에서는 청중이 웃음을 터뜨렸다. 첫 곡은 주페의 오페레타 ‘아름다운 갈라테아’ 서곡, 마지막 곡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이었다. 앙코르 요청에 ‘과데츠키 행진곡’등 쾌활한 기악 세 곡을 선사했다. 재미있고 신나는 음악회였다.

이 날, 우중충한 하늘에서 비가 살짝 뿌려질 때도 있었지만, 굳이 우산을 쓸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묵는 호텔은 호텔 가든 인 비엔나 사우스(Hotel Garden Inn Vienna South). 시 중심지에서 떨어져 있으나, 어차피 밤늦게 들어오니 씻고 잘 일밖에 없다. 청결한 편. 별 불만 없음. 내일 아침 음식이나 잘 나왔으면 좋겠다.

- 2016.08.18

동유럽 세 나라 여행기 목차

  • 동유럽 세 나라 여행1 - 기대를 안고 떠나다
  • 동유럽 세 나라 여행2 - 재활용 널
  • 동유럽 세 나라 여행3 - 호엔 잘츠부르크 요새의 '사랑의 동굴'
  • 동유럽 세 나라 여행4 - 빵 속에 담긴 수프
  • 동유럽 세 나라 여행5 - 블타바강, 카프카
  • 동유럽 세 나라 여행6 - 대단한 머저르
  • 동유럽 세 나라 여행7 - 우아한 궁전 음악회
  • 동유럽 세 나라 여행8 - 또 모차르트, 드디어 클림트
  • 동유럽 세 나라 여행9 -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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