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618 [칼럼니스트] 2016년 8월 16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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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세 나라 여행3- 호엔 잘츠부르크 요새의 ‘사랑의 동굴’
박강문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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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쨋날 2016년 8월 5일 금요일 비.
장크트 레온하르트- 베르히테스가덴 소금광산- 잘츠부르크- 장크트 레온하르트

호텔 운터스베르크

소도시 장크트 레온하르트의 호텔 운터스베르크는 산 밑이라 시원해서 그런지, 에어컨이 없었다. 충전을 위한 전기 콘센트도 충분하지 않았다. 관광안내소에서 가져온 호텔 일람표를 보면, 그래도 이 작은 도시에서는 최고인 별 네 개 등급이었다. 승강기, 텔레비전, 식당, 사우나, 금연, 인터넷 접속, 전화, 욕실 등을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돼 있다. 호텔 외관은 알프스 산악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샬레 모양으로 돼 있어 예쁘다. 차로는 거리가 잘츠부르크에서 그렇게 멀지는 않다 하더라도, 아쉬운 것은 잘츠부르크 시내가 아니어서 호텔서 잠깐 나가 거닐면서 옛 도시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호텔비는 2인실 하루 아침식사 포함 89-155유로. 오늘 아침 먹어 보니 뷔페 식사는 좋은 편이었다. 어젯밤 식사는 왜 그리 처참했을까.

광부복 입고 소금광산 지하로

빈에서 타고 온 전세버스를 다시 타고, 베르히테스가덴(Berchtesgaden) 소금광산으로 갔다. 광산이 있는 지역은 현재 독일 땅으로 돼 있다. 그래서 잠시 국경을 넘어갔다 오게 된다. 지금은 갱도 하나에서만 소금을 캔다고 했다. 소금 캐서 버는 것보다 관광객을 맞아 버는 돈이 더 많을 것이다. 주차장에는 빗속에 관광객 실은 버스가 연신 들어왔다.

검은 광부복을 받아서 입은 뒤 기다란 목마처럼 된 궤도차들을 타고 수평 지하로 얼마쯤 들어갔다. 거기서 더 땅 밑으로 내려갈 때는 미끄럼틀이나 층계를 쓰고 올라올 때는 승강기를 타거나 층계로 걷는다. 지하는 춥다고 하여 겨울 털 스웨터를 입고 갔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본 것처럼 독일 탄광 입구에 씌어 있듯이 ‘글뤽 아우프’라고 쓴 것이 보였다. ‘무사히 올라오기를’이라는 뜻. 안전시설이 미흡했던 옛날에는 갱내에 물줄기가 터져 들어와 다수 인명피해가 있기도 했다고 한다. 지하에는 채굴 때문에 생긴 호수가 있어 배를 타고 가는 구간도 있다. 출구로 나오면, 갱내 진입 직전 궤도차에 탄 모습과 지하 미끄럼틀 타는 모습을 찍은 자기 사진을 살 수 있다. 나와 아내가 찍힌 사진을 샀다.

햇볕 좋은 우리나라에서 바닷물을 막아 증발시켜 소금을 얻는 방식은 광산에서 소금을 캐는 것보다 훨씬 안전할뿐더러 비용이 비교가 안 되게 덜 드는 것이다.

소금이 비쌌던 옛날에는 이 지역 영주가 막대한 재력을 지니게 되었다고 한다. 교황청이 장악하여 대주교가 관리하던 때도 있었다.

소금광신 기념품 가게에 들러 소금 500그람 들이 한 봉지를 샀다.

사랑의 동굴

다시 버스를 타고 소금광산서 40분 거리인 잘츠부르크로 향했다. 내내 비가 내렸다. 잘츠부르크의 잘츠는 소금이란 뜻이다. 미라벨 정원, 간판거리, 대성당 외부, 광장 등을 둘러 본 뒤, 산 밑에서 후니쿨라를 타고 호엔 잘츠부르크 요새(Festung Hohen Salzburg)로 올라가, 모차르트의 도시 아름다운 잘츠부르크의 시가지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를 내려다보았다. ‘호엔’은 ‘높은’이란 뜻이다. 서양의 요새들은 정말 튼튼하게 지어졌다. 요새 안에 인형극 박물관이 있어 잠깐 들렀다. ‘사운드 오브 뮤직’ 등장인물들의 인형이 있었는데 예쁘지 않았다. 요새에는 ‘사랑의 동굴’이라는 작은 동굴이 있는데 그 안에서 연인까리 키스를 하면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는다고 씌어 있었다. 요새 안에 뜽금없이 웬 사랑의 동굴 ? 상업적인 발상?

다시 후니쿨라를 타고 내려와서는 가까운 중국음식점 화려도(華麗都, Lili)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정말 맛이 없었다.

점심 식사 뒤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나와 아내는 대성당서 가까운 광장의 모차르트 동상 앞에 가서 사진을 찍기도 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레지덴츠(Residenz) 궁에서 음악회 입구 쪽지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클라비에 곡 연주가 있다는 것이었다. 시계를 보니 시간이 꽤 지났다. 표 파는 데 가서 물어보니 45분 연주인데 15분밖에 안 남았다고 했다. 한 두 곡이라도 들을 수 있겠다 싶어 반값만 내자고 흥정하였다. 한 사람표로 둘이 조용히 연주 장소인 방으로 들어갔다. 의자가 스무 개쯤 되는 작은 방에서는 청중 여남은 명이 감상하고 있었다. 피아노 조상인 클라비에의 생연주는 처음 들었다.

모차르트가 태어난 집

오전에 지나쳐 버렸던 모차르트 생가(Mozarts Geburtshaus)에 갔다. 내가 잘츠부르크에 간 것은 모차르트를 만나려는 것이었다. 현지 가이드가 다행히 자유시간 뒤 모일 곳을 그 집 앞으로 정했다. 1층은 가게, 2층(유럽식으로 하면 1층)부터 전시실이었다. 층별 전시 주제는, 2층 신동 모차르트, 3층 모차르트와 오페라, 4층 모차르트와 빈, 5층 모차르트의 아파트. 이 집의 한 층에서 모차르트네가 살았다는 이야기다. 좀더 여유 있게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잘츠부르크의 수많은 기념품 가게마다 모차르트의 얼굴이나 Mozart라는 글자를 넣은 물건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천재 음악가는 빈에서 죽었을 때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고 한다. 겨울날 묘지에 실려 갈 때 아무도 따라가지 않아, 어느 위치에 묻혀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간판거리라는 좁고 긴 거리로 들어서면, 간판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가게마다 글자 간판 외에 업종을 그림으로 나타낸 철제 간판이 걸려 있다. 옛날 문맹들이 많았을 때부터 내려온 전통이라고 한다.

과일가게에서 사과와 복숭아 몆 개를 샀다. 뷔페가 아니면 오스트리아 식사는 채소와 과일의 섭취가 부족한 것 같다.

내내 비를 맞으며 돌아다녔더니 구두가 다 젖었다. 이렇게 비가 올 줄 알았다면 방수 등산화를 가져올 걸. 잘츠부르크 관광을 마치고, 다시 절간처럼 호젓한 호텔 운터스베르크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뒤, 취침.

- 201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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