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623 [칼럼니스트] 2016년 8월 18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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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세 나라 여행8- 또 모차르트, 드디어 클림트
박강문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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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레째 마지막날 2016.08.10 종일 지겹게 비.
빈(오스트리아)

호텔 힐튼 가든 인 비엔나 사우스는 이제까지의 호텔 가운데 가장 나은 것이었다.

오늘이 유럽을 떠나는 날이다. 아침에 호텔 체크아웃하고 버스에 짐을 실은 뒤 오스트리아 수도 빈 시내 관광을 마치면 서울행 대한항공기에 오른다.

먼저 벨베데레 궁(Schloss Belvedere)에 가서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의 유명한 ‘키스’를 보았다. 그림 속의 황금색은 진짜 황금을 바른 것이라 한다. 이 그림은 워낙 인기가 높아, 옆방에 셀카를 찍을 수 있게 모조품을 두었다(selfie corner). 그의 그림들은 색채가 현란하다. 그의 그림에 이어 에곤 실레(Egon Schiele)의 그림들이 걸려 있다. 그는 스물여덟에 세상을 떠났다. 이 사내의 선이 독특한 그림은 뭐랄까 묘한 귀기(鬼氣)를 뿜어낸다. 체코 태생 어머니의 고향 체스키 크룸로프에 있는 그의 미술관을 못 본 것이 새삼 아쉽다. 두 작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보고 그밖의 것들은 얼핏얼핏 본 뒤 관람을 끝냈다.

빈의 중심가는 케른트너 거리(Kaerntnerstrasse). 관광객으로 붐비는 활기찬 거리다. 성 슈테판 성당(St. Stephansdom)에서 오페라 극장까지 뻩어 있다. 오페라 극장에서는 호프부르크(Hofburg) 황궁이 가깝다.

점심은 로텐투름 거리(Rotenturmstrasse)에 있는 린덴켈러(Lindenkeller)라는 음식점에서 먹었다. Keller는 지하실이라는 뜻. 지하에 있었다. 하긴 동유럽 음식점은 지하층에 있는 것이 많은 듯하다. 린덴켈러에서 먹은 것은 타펠슈피츠(Tapelspitz)라는 쇠고기 수육인데, 우리나라서 먹는 수육보다는 맛이 아랫길이었다. 함께 나온 크림과 자우어크라웃(양배추절임)과 오이지가 고기를 먹어치우는 데 도움이 되었다. 수프는 장크트 길겐에서 처음 대했던 수프와 비슷하나 그보다는 맛이 나았다. 대체로 먹을 만했지만, 더 맛있게 할 수도 있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차례 오스트리아 밥상을 받아 보니 대충 개념이 잡혔다. 맨 먼저 수프가 나온다. 수프는 멀겋고 짜며 맛이 별로다. 마른 입 안을 적시고 식욕을 돋우는 구실만 하는 듯하다. 고기는 대개 양념하지 않아, 맛이 담백하다. 그 담백한 맛이 있으면 많이 먹힌다. 고기 질이 낮은지 조리 실력이 안 좋은지 맛이 없는 것이 있다. 이러면 먹기 어렵다. 미각 쪽으로는 이웃나라인 체코나 헝가리보다 대범하다.

모차르트가 살았던 모차르트하우스(Mozarthaus)는 우리 관광단의 경로에 들어 있지 않았으나, 점심 먹는 식당 린덴켈러에서 가까운 데였다. 밥 먹은 직후 잠깐 자유시간이 있겠다고 해서 가이드의 양해를 얻고 위치 정보도 받아 성 슈테판 성당 부근의 모차르트하우스로 향했다. 일행과 떨어져 바삐 걷는 우리 부부 뒤를 대전서 온 중년 자매가 함께 가겠다고 따라왔다.

우리 둘은 경로우대 표를 사서 들어갔다. 아내는 영어, 나는 한국어로 설명이 나오는 음성안내기를 받아들고 각층 전시실을 돌았다. 이 집이 그 시절에는 비싼 주택에 속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가 가입했던 프리메이슨과 관련된 자료, 모차르트 자신과 그 지인들의 어록, 아들이 커서 작곡한 곡 등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

애면글면 모차르트하우스를 오며가며 겉만 본 성 슈테판 성당은 외벽 일부가 검게 변해 고풍스러웠다. 그 앞에 관광 마차들이 빗속에 서 있으니 더욱 멋진 풍경이 되었다. 유명한 성당인데 들어가 볼 여유는 없었다.

가이드의 안내로 훈데르트바서 빌리지(Hundertwasser Village)에 갔다. 훈데르트바서(1928-2000)는 빈 출신의 화가이며 건축가. 그가 공모에 뽑혀 지은 시영주택 훈데르트바서하우스는 자신의 건축 철학인, 인간 존중, 자연과의 공존, 곡선 사용, 대담한 채색 등을 적용한 건축물이다. 이 이색적인 아파트를 보러 관광객이 몰린다. 주민이 사는 아파트 내부는 들어가볼 수 없다. 주택의 맞은편에 있는 빌리지는 공용공간 및 상가인데 큰 기념품 가게가 들어섰다. 이 가게서 병마개, 냉장고 자석 등 자잘한 물건을 샀다.

비가 내리는 음산한 날, 묘지에도 갔다. 중앙묘지. 인물상 조각이 빼곡이 들어차 조각공원 같았다. 한 켠에 음악 대가들의 무덤이 몰려 있었다. 베토벤, 모차르트, 슈베르트, 브람스, 주페, 슈트라우스 가문 세 작곡가 음택을 돌며 마음속으로 경배했다. 모차르트 것은 가묘.

유럽 도시들은 큰 버스가 주차할 만한 공간이 없는 데가 많아, 내려서 자주 긴 거리를 걷게 된다. 빗속에 걷느라 구두가 다 젖었다. 비행기 타러 빈 공항에 갔을 때까지도 비는 내내 왔다.

공항 주차장에서, 8일 동안 일정을 함께 했던 폴란드인 버스 운전기사와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아내가 간소한 선물을 건넸다. 그는 곧 그리스로 가족과 함께 휴가간다고 했다. 행운을 빌었다.

빈 공항은 지붕 아래 차를 대게 안 돼 있어 주차장에서부터 비를 맞으며 짐가방을 밀고 공항 건물로 들어갔다.

인솔자의 배려로 우리 부부는 줄에서 별로 기다리지 않고 대한항공 데스크에 가서 일찍 짐을 부칠 수 있었다. 시간 여유가 많아 바우처로 항공사 통합 라운지에 들어가, 간식을 취하고 인터넷을 하는 등 편히 쉬다가 탑승구로 갔다.

건강한 몸으로 동유럽 여행을 마치게 되니 다행이었다. 일행들은 우리가 일정 내내 잘 다니는 것을 보고 평소 무슨 운동을 하냐고 물었다.

빈 출발 서울 착 대한항공기는 예정대로 8월 10일 18시 40분(현지시각)에 떠서, 11일 낮11시 50분 인천 국제공항에 내렸다.

-2016.08.18.

동유럽 세 나라 여행기 목차

  • 동유럽 세 나라 여행1 - 기대를 안고 떠나다
  • 동유럽 세 나라 여행2 - 재활용 널
  • 동유럽 세 나라 여행3 - 호엔 잘츠부르크 요새의 '사랑의 동굴'
  • 동유럽 세 나라 여행4 - 빵 속에 담긴 수프
  • 동유럽 세 나라 여행5 - 블타바강, 카프카
  • 동유럽 세 나라 여행6 - 대단한 머저르
  • 동유럽 세 나라 여행7 - 우아한 궁전 음악회
  • 동유럽 세 나라 여행8 - 또 모차르트, 드디어 클림트
  • 동유럽 세 나라 여행9 -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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