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01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제11호
1999.09.19 창간 http://columnist.org *지난호 보기 *방명록

아름다운 보시(布施)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한 사람이 탈출했다. 분노한 나치 수용소장은 그 탈출자 대신 유대인 10명을 무작위로 뽑아 아사형(餓死刑)에 처하기로 했다. 재수없게 뽑힌 사람중 한 명이 불쌍한 마누라와 가엾은 아이들 때문에 자신은 죽을 수 없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 여윈 한 사내가 수용소장 앞으로 걸어 나가 “저 사람 대신 내가 죽겠소. 나는 아내와 아이들이 없으니까” 하고 말했다.

이렇게 남을 대신해 수용소 지하 아사감방에 끌려가 죽은 사내의 이름은 막시밀리안 콜베. 폴란드인 가톨릭 신부다. 처음엔 그를 비웃던 간수들도 죽기 직전까지 아사감방에 함께 수감된 사람들을 위로하며 기도하는 그의 담담한 시선을 나중엔 마주보지 못했다. 나치가 패망하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콜베 신부 이야기를 책으로 써 내면서 “고귀한 희생이 바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콜베 신부는 영국 성공회의 본산 웨스트민스터 성당이 지난 97년 종파를 초월해 전세계적으로 뽑은 20세기 성인-순교자’ 10명에 포함됐다. <전문 보기>


가구와 남편

집안의 가구와 남편은 종종 동격으로 유머 대상이 된다.처음 들여 놓을 때는 그 산뜻함과 광채가 집안을 자르르한 윤기로 가득차게 하지만, 월부가 끝나가거나 나이가 들면 낡고 추해지며 집안 분위기까지 우중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미국의 대표적인 우스개는 중고품 가구 바꿔쓰기 센터의 알림을 보고 이집,저집에서 주부들이 자기 남편을 끌고 나오더라는 것이고, 한국에서는 이사가는데 헌 가구들과 함께 버리고 갈까봐 남편이 몰래 이삿짐 사이에 강아지보다 먼저 올라타더라는 얘기쯤 될 것이다.그만큼 헌 가구와 낡은 남편은 할 수 있으면 과감히 교체해버리고 싶은 대상이다.

그렇지만 사람이 물건처럼 간단히 정리되는 것도 아니고, 할 수도 없는 일이다.그에 대한 반작용인지, 헛된 과시욕인지는 몰라도 주부들은 대체로 멀쩡한 가구 버리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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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곬인생] 생태사진작가 이원규

태초에 蘭(난)이 있었다. 그러자 나비가 있었다. 나비를 쫓다 보니 곤충들이 있었고 생태환경이 있었다. 생태사진작가 李元奎(이원규.45)의 半生記(반생기)다.

경기도 시흥 태생의 농사꾼인 그는 어느날 서울 종로5가의 종묘상 거리를 지나다 난의 향기에 끌려 그것을 샀다. 농사일 틈틈이 난을 기르며 생태의 변화를 사진으로 남기다 어느날 난을 찾아온 나비를 보고 초점을 나비로 옮겼다.

집에 찾아온 나비로는 모자라 나비를 찾아 나서자 자연은 넓고 곤충은 많았다.

곤충들의 생태계에 넋이 빠져있는 동안 자신의 생태환경도 바뀌어 「생태사진작가」니 「환경보호운동가」니 하는 호칭이 농부라는 본업을 가리고 있다. 『제가 매스컴을 타다 보니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지만 저는 아직도 농사꾼이에요. 농사 수입으로 살아가고 그 바탕으로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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