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첫 날입니다.
우리에게 빛나는 세기가 되기를 기원합시다. -- [칼럼니스트]

2001년 1월 1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192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http://columnist.org
*지난호 보기 *누구나 칼럼 *의견함
진짜 21세기의 시작

2001년 1월1일 진짜 21세기에 들어섰다.이 날은 진짜 세번째 밀레니엄 36만5,242날의 첫 날이다.이미 2000년초에 새 세기,새 천년 축하 잔치를 앞당겨 해 버려,정작 ‘진짜’를 맞는 감회는 싱거운 것이 돼 버렸다.식전 행사가 요란해 본행사가 시들하게 된 것과 비슷하다.

시간은 당긴다고 일찍 오지 않는다.그런데도 인간은 조급해서 미래를 앞당겨 보고 싶어한다.헌 세기를 빨리 치우고 새 세기를 빨리 맞으려 했다.새 천년까지 겹쳐지니 더욱 그랬다.뭔가 달라지겠지 하는 희망에서였을 것이다.이런 조급성을 이용해서 득을 볼 수 있는 축들이 세기의 출발점을 한 해 슬쩍 당겨 잔치놀음을 벌였다.

시간의 시작을 알 수 있는가.시간의 끝은 또 어디인가.시간에 어디 매듭이 있는가.흐르는 시간에 인간이 눈금을 매겼을 뿐이다.올해가 2001년이란 것은 서양 사람이 햇수 헤아리는 방식이고 단군기원으로는 4334년이다.세계 대부분이 서력기원을 따르니까 우리도 따른다.이렇게 생각하면 새 세기의 첫 해가 2000년이냐 2001년이냐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있다.그러나,인위적으로 세월을 도막낸 것이라 해도 그 도막의 끝이나 첫머리에서 한 번씩 마음을 가다듬어 보는 것이 무의미하지는 않다.

지난 한 해는 20세기 마지막 해니까 한 세기를 정리해 보는 해가 되어야 옳았으나 앞당긴 새 세기의 첫 해로 써 버렸다.차분한 종무식을 해야 할 때 들뜬 시무식을 한 것이었다.지난 세기를 돌아본다면 어떻게 특징지을 수 있을까.20세기는 우리에게 고통의 세기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20세기 절반은 포악무도한 일본의 압제 아래서 덫에 걸린 짐승처럼 신음했고,나머지 절반은 동족 불화로 파괴의 참화를 겪은 뒤 전쟁 공포 속에서 살았다.20개 가까운 국가의 군대가 참전한 국제전쟁이 우리 땅에서 일어났다.20세기의 큰 재앙 가운데 하나였다.그리고,20세기가 다 가도록 우리는 주변국가의 지위를 벗어 나지 못해 갖가지 설움을 맛보았다.

21세기의 벽두에서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 보자.우리에 대한 일본의 모멸행위는 과연 끝났는가.통일국가를 경영할 역량을 우리는 지니고 있는가. 국제관계에서 우리가 자주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지금 얼마나 있는가.국가적 자존심을 얼마나 지킬 수 있는가.한숨과 비탄이 더 필요한가.

우리에게 21세기는 영광의 세기여야 한다.우리가 중심국가,선도국가가 되는 세기여야 한다.남이 대양을 가르고 우주로 뻗을 때 우리가 작은 울 안에서 이기주의와 패거리짓기의 뻘밭싸움을 계속해서는 21세기를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없다.울 밖으로 나와 눈을 들어 넓게 보아야 한다.미래는 개척하는 자의 것이다.

-----
박강문

대한매일 논설위원
대한매일 2001.01.01
-----

http://columnist.org 서울칼럼니스트모임


[칼럼니스트]를 이메일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다른 많은 분에게 추천하실 수도 있습니다.


Email 구독 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