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우선공천
 유엔개발계획(UNDP)의 인간개발보고서 제작국장 사키코 후쿠다씨는 지난 98
년 “한국 국회는 여성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고 충고했다.일본 태생의  경
제학자인 그는 국민의 평균수명·교육수준·생활수준 등으로 평가한  인간개
발지수에서는 한국이 우수한 편이지만 여성의 의원직,고위관리직,전문  기술
직 진출을 토대로 한 성별권한측정에서는 하위에 속한다면서 “한국  국회의
여성의원 비율은 아프리카의 모잠비크보다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의원연맹(IPU)의 최근 보고서도 후쿠다씨의 지적을 뒷받침한다.지난  1
월 발표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99년 8월 기준으로 세계 전체의 여성국회의원
비율은 13.2%이고 지역별로는 유럽(15.5%),아시아(14.9%),미대륙(14.7%), 태
평양 연안(12.2%),아프리카(10.9%),아랍(3.4%)순이다.

 현재 한국의 여성국회의원은 11명으로 전체 국회의원 299명의 3·6%에 불과
하다.아시아 평균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역별 최하위를 기록한 아랍 평균과 비
슷하다.제헌의회때 부터 15대까지 여성의원은 연인원 80명으로 총  3770명의
2.1%다.계속 ‘세계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것이다.오는 4월 치러질  16대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여성후보자들이 역대 최고인 40여명에 달한다니  그나
마 희망을 걸어 볼 일이다.과연 부끄러운 세계최하위권을 탈피할 수  있을런
지.

  16대 총선 여성 출마희망자들이 7일 각당 지도부에 적극적인 여성  공천을
촉구했다.민주당 여성 공천후보 20여명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지역구  후
보자 공천시 여성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할 것”을 요구했다.한나라당 여성 공
천희망자들도 ‘여성공천 촉구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지역구 후보  공천
시 여성 우선배려와 비례대표 여성몫 30% 할당”을 요구했다.이들은 최근 프
랑스에서  남녀 같은 비율로 지역구에 공천하도록 한 선거법이 통과된  것을
예로 들며 “여성의 지역구 진출은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한다.

  마침 핀란드에서는 지난 6일 타르야 할로넨 외무장관이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돼 전세계 여성 대통령과 총리가 8명에 이르게 됐다.핀란드는 세계 최초
로 여성의 공직진출을 인정(1906년)한 나라로 여성의원 비율(37%)이 스웨덴(
42.7%),덴마크(37.4%)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나라여서 이제야  여성대통령이
등장했다는 것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여성의원 비율을 높이는 가장 빠른길은 총선출마 여성 후보자들이 주장하듯
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에 여성을 공천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여성권익
향상을 위한 공약을 아무리 내세운들 여성을 기만하는 것일  뿐이다. 아울러
여성유권자가  먼저 남녀차별의식을 버리고 자격있는 여성에게 투표해야  할
것이다.

------------------------------
任英淑 대한매일 논설위원 ysi@kdaily.com
대한매일 2000년 02월0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