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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K 앞으로 꼭 열흘 뒤인 31일 밤 11시59분 당신과 당신 가족은 어디에 있을 것인가．다른 해 같으면 이 질문은 실성한 사람의 헛소리에 불과하겠지만 이번은 다르다．두말 할 것 없이 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문제(Y2K) 때문이다． 만약의 사태를 우려하는 비관파는 컴퓨터에 익숙한 젊은층에 비교적 많다．컴퓨터의 이점을 잘 아는 반면 그것이 작동을 제대로 하지 않을 때 겪어야 하는 고충을 평소에 많이 체험한 탓이리라．지난 여름 어느 회사가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70% 이상이 섣달 그믐 자정 가까운 시간에는 아파트의 아무리 높은 층에 살더라도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 올라 가겠다고 대답했다．Y2K사태가 발생,엘리베이터에 갇히면 평소와 달리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기 때문이다．나아가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연말연시에 외출을 금하고 가족과 함께 비상사태를 대비하겠다고 했다． 반대로 낙관파들은 컴퓨터를 실생활에서 별로 접하지 않은 사람들과 중년층 이상이 대부분이다．또 한국인 특유의 용기로 넘치는 사람들이 많다．이들은 주로 이번 섣달 그믐날 동해안으로 간다．새 천년의 첫 일출을 보러 가는 이들이다．적게는 30만명에서 많게는 1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이들은 Y2K가 최악의 경우 전기,수도,식량공급 중단 및 교통마비 등 사회혼란이 야기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측을 믿지 않거나 설마 그러랴 하며 좋은 쪽으로 미루어 생각한다． 지금으로서는 어느 쪽도 나무랄 수 없다．Y2K 자체가 인류 역사상 처음 겪는 문제라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극단론자들의 말대로 노아의 방주 이후 최대의 재앙이 될지,생각보다 별 문제 없이 지나갈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각국의 정부와 공공기관,대기업은 다르다．만약의 경우에 더 비중을 두고 대비하고 있다．프랑스는 31일 밤 전국적으로 50만명이 비상근무하며 일본도 경찰 10만5천명,자위대 병력 9만6천명이 경계태세에 들어간다．미국은 전 세계 상황을 계속 점검해오고 있다．우리도 공무원,기업체 종사자 38만명과 군병력 10만명이 비상대기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좋으리라 본다． 하지만 Y2K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신문,방송 등의 보도에 주목을 하며 찬찬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12월 반상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늦었지만 이 때라도 실제상황이 발생했거나 Y2K발생으로 오인했을 경우 대비책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일이 터졌을 경우 전해야 할 비상연락처 전화번호를 아는 주민도 그리 많지 않다．반상회에서는 최소한 이런 것이라도 널리 알려 만약의 불행한 사태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박연호 국민일보 논설위원 ynhp@kukmin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