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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수다
여자들이 수다를 떠는 것은 성격보다 신체구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즉 호흡기와 성대 부분이 남자와 달라 말을 자꾸 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여자 가운데서도 수다떠는 것이 자신들만의 특성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꽤 있다.실제로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여자들의 수다는 공통적이다.특히 전화통은 한 번 붙들었다 하면 끝이 없다.주부들이 스트레스 푸는 방법으로 수다를 애용하는 것도 각국이 비슷하다. 이처럼 여자들의 수다는 필연적이며 그들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이 고정관념으로 굳어져 왔는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최근 독일에서 나온 한 보고서에 따르면 남자들도 여자 못지 않게 수다를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휴대전화다.독일 개신교협의회의 전화상담을 맡고 있는 트라우고트 베버 목사에 따르면 휴대전화 보급이 급속히 늘면서 자신의 문제를 전화로 상담해 오는 남자들이 상당히 증가했다는 것이다.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담전화를 이용하는 남자가 매우 드물었는데 최근에는 15%를 넘었으며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자들은 다른 사람이 옆에 있어도 크게 구애받지 않고 통화를 즐긴다.또 선천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말로 잘 표현하기 때문에 전화상담을 애용한다는 것이다.남자들은 표현력도 떨어지고 남이 옆에 있으면 여자에 비해 전화를 길게 하지 못한다. 그러나 직장,가정 밖에서 혼자 떠들 수 있는 도구가 생기면서 전화상담,수다 등을 즐기게 되었다.점심시간을 이용,사무실 밖에서 휴대전화로 수다를 떨고,특히 미혼남이나 홀아비들은 공원을 걷다가 다정한 연인들을 보면 문득 외로움을 느껴 상담소로 전화한다는 것. 그러나 남자들의 수다는 아직 역사가 짧아서인지 여자들처럼 매끈하게 처리되지 않는다고 프란스 만스 목사는 지적했다.여자들은 전화로 수다를 떠는 동안 저절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남자들은 상담자에게 즉각적인 해결책을 요구한다.또 여자들이 밤낮 없이 이용하는데 반해 남자들은 밤이 되어야 자기 문제를 털어놓는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조사된 것은 없지만 휴대전화를 통한 남자들의 수다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길,버스,지하철,음식점 등에서 또는 운전하면서 시도때도 없이 통화하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가.여자들이 만나서 떠들고 전화로 수다떠는 것에 비해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이처럼 남녀의 수다 평준화에 공이 큰 휴대전화를 인간이 고마워하게 될지,소음공해 유발물로 역사가 고발할지 아직은 모른다.하지만 남자들까지 쉬지 않고 수다떠는 현상이 미래의 사회 변동에 어떤 요인으로 작용할지는 대단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박연호 국민일보 논설위원 ynhp@kukmin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