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가는 길

성공회대학이 지난 달 학생 18명을 인도로 유학보낸데 이어 내달 20명을 추가로 보낼 계획이다.세계적 정보통신 강국인 인도에 이제야 본격적으로 유학생을 보내는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이 아닐 수 없다.또 인도를 인구가 많은 가난한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는 우리의 편견과 미국,유럽,일본 편향의 시각을 교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해 4월 홍콩의 영문 주간지 ‘아시아위크’가 아시아의 45개 이공대를 종합평가한 결과 한국과기대,포항공대,도쿄공대에 이어 4위부터 7위까지는 델리공대,마드라스공대,봄베이공대,칸푸르공대 등 인도의 대학들이 휩쓸었다.그 뒤는 중국 난양공대,중국과기대,대만과기대가 차지했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한.중.일.대만이 10위권에 든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인도가 이처럼 막강하게 나타난 것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우리가 어느 정도 우물안 개구리인가를 잘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

이에 앞서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인도 공대에 대해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이 잡지는 수많은 인도 공대출신들이 미국 실리콘벨리, 월스트리트 등 각지에서 경제지도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적 기업의 상층부에는 어디나 이들이 최소한 2명이상 있다고 지적했다.

봄베이공대의 경우 학생수가 아무리 많아도 A학점과 B학점은 1등과 2등에게만 주며 나머지는 모두 C이하를 주는 등 엄격하게 성적관리를 하며 암기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특히 수학에 중점을 두어 교육하기 때문에 문제해결능력이 세계 어느 학교 출신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이다.

주인도 한국대사관이 지난 해 4월 본국에 보고한 기업정보에서도 인도의 힘을 느낄 수 있다.이 보고서는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1천7백여개 공대에서 매년 배출하는 우수한 인재 6만여명을 보고 세계 소프트웨아 관련 대기업들이 인도에 대거 진출해 있다고 지적했다.빌 게이츠까지도 인도가 소프트웨어의 수퍼강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 마디로 인도진출이 늦으면 디지털산업에서도 뒤진다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다.

우리는 현대,삼성,LG 등이 인도에 단순연구소 형태로 소프트웨어 관련지사를 설치하여 본사가 주문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납품하는 정도다.이래서는 다른 나라와 경쟁하기 어렵다,현지대사관의 보고대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 대학 차원이지만 성공회대학이 인도유학의 길을 튼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나아가 인도로 가는 길을 더 넓혀야 한다.다른 대학에서도 인도 유학생이 많이 늘어 그들의 수준높은 기술과 경쟁력을 배워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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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호
국민일보 논설위원
국민일보 2000년 03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