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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8일 [그해오늘은] 캠퍼스 가는 길 대학에 가는 것이 출세를 위해서건 '국가와 사회를 위해 봉사하기 위해서'건 나라로서는 인재가 길러지니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정부가 나서 '배울 자격이나 있는지 보자'며 호주머니가 아닌 머리속을 뒤지니 우범자 취급이다. 1968년 오늘 실시한 대입 예비고사도 그런 것이다. 물론 그 앞에도 그 뒤에도 있었던 일로 정부수립 이후 재작년까지 대입제도는 12번이나 바뀌었다. 대충 5년에 한번 꼴이다. 대입제도가 대통령 얼굴만큼 자주 바뀌는 것은 수험생들이 우범자여서는 아니다. 대학에 맡기자 부정입학 등으로 '학사증 세일'에 나섰던 일부 사학이 진짜 우범자였다. 이런 식으로 해서 지은 '우골탑'(牛骨塔)이 아직 물증으로 남아 있으니 실은 '우범자' 수준도 넘는다. 그러나 사학의 부정입학만이 문제라면 대입제도는 대선이 아니라 헌법개정만큼 횟수가 줄었을지 모른다. 54년에 실시한 연합고사는 부정입학을 막으려 했던 것이나 권력층 자녀들이 떨어져 1회용으로 끝났다. 여기에다 시위를 일삼는 '대학생 우범자' 때문에도 입시제도가 수술을 받았다. 5공 정부는 본고사를 폐지하는 등 입시를 간소화하나 그것은 겉보기이고 핵심은 졸업정원제였다. 졸업정원제는 정원보다 30%까지 늘려서 뽑되 그 숫자만큼 졸업에서 탈락시키는 제도다. 들어가기는 쉬워도 졸업하기는 어려운 선진국 대학을 본뜬 것이라고 했다. 물론 기계적으로 일정수를 더 뽑아 그 숫자를 탈락시키는 대학은 선진국에도 후진국에도 없었다. 졸업장을 담보로 학생들을 옥죄려는 그 제도는 학생들이 놀아서가 아니라 놀지 않아서 나왔다. 차라리 데모도 모른 채 놀기나 할 일이지…. ----- 세계일보 문화전문기자 yangp@sgt.co.kr 세계일보 2000.12.18 ------ http://columnist.org 서울칼럼니스트모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