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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 [그해오늘은] 國과 共, 그리고.. 20세기의 중국을 이끈 것은 국민당과 공산당의 쌍두마차다. 두 말이 의좋게 중국을 끌고 간 것은 아니나 중국은 국공(國共)의 대립과 합작이라는 곡조에 따라 울고 웃었다.그러나 1936년 오늘은 국도 공도 아닌 제3의 말이 중국 역사를 뒤바꾼다. 궤멸 직전의 공산군이 시안(西安)사건으로 살아나 마침내 중국을 차지했으니 세계사를 바꾼 셈이다. 이 사건은 동북군 사령관 장쉐량(張學良)이 옌안(延安)지역의 공산당을 공격하도록 독전하러 간 대원수 장제스(蔣介石)를 가둔 하극상이다. 장쉐량은 장제스에게 공산군 대신 일본군과 싸우라고 강요해 성사시켰다. 당시 옌안의 공산군은 2만5000리 대장정의 뒤끝으로 소수의 탈진한 병력뿐이었다. 장쉐량으로서는 공격도 아닌 토벌을 하면 그만이었으나 이를 거부한 것이다. 장쉐린의 아버지 장쭤린(張作霖)은 외견상 장제스의 부하였으나 한때는 그와 키재기를 했고 바탕은 만주의 제왕같은 군벌이었다. 장쭤린이 일본군에게 죽자 장쉐량이 동북군을 물려받았으나 일본군에게 쫓겨 산시(陝西)성으로 옮겼으니 국민당의 이념은 뒷전이고 반일감정이 앞섰을 것이다. 시안 사건으로 공산군은 형편이 풀리고 장쉐량은 내리막길을 걷는다. 사건 직후 장제스를 따라 난징(南京)이라는 호랑이굴로 간 것이다. 공산군이 '대륙해방'으로 환호할 무렵 그는 타이완으로 '이감'되는 신세였다. 그가 시안 사건을 일으킨 동기도 난징으로 간 배경도 아직 수수께끼다.장쉐량은 반세기 가까이 수인처럼 지내다 93년부터 하와이에서 살고 있다. 죽은듯 지내던 그가 지난 4월 100세를 맞자 베이징도 타이완도 축하를 보냈다. 중국 역사가 뉴 밀레니엄을 맞은 것이다. ----- 세계일보 문화전문기자 yangp@sgt.co.kr 세계일보 2000.12.12 ------ http://columnist.org 서울칼럼니스트모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