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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그해오늘은]
'개구리 경찰' 11년
우선 사건을 두고 온갖 헛소문이 나돌았다. 간첩과 외계인이 용의자 리스트에 오른 것은 그렇다 치고 일부 난치병 환자들도 혐의를 받아 마음고생을 겪었다. 그런 마당에 경찰이 '집단가출'이라고 신속히 방향을 잡아준 것은 반가울 수도 있었으나 많은 국민들은 상을 찌푸렸다. 경찰이 그처럼 '신속한 판단'을 내린 것이 유능함으로 비치기보다는 고생스럽기만 하고 생색이 나지 않는 일을 털어버리려는 것으로 비쳐서다. 연인원 32만명이 사건현장인 와룡산 일대를 500회에 걸쳐 수색했다고 해도 미덥지는 않았다. 그래선지 11년6개월이 지난 작년 9월 경찰이 물샐틈없이 수색했다는 데서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됐을 때도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해당 경찰서나 파출소도 당황하거나 크게 부끄러워하는 기색은 없었다. 그곳에는 어느새 개구리소년의 친구가 경찰로 있어 옛날의 그 관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경찰은 11년 전과 다름없는 데가 있었다. 발굴된 유해를 제대로 수사도 않은 채 서둘러 '자연사'라고 단정한 것이 그렇다. 그 자연사가 11년전의 '집단가출'처럼 골치아픈 사건에서 발뺌하는 데는 정답인 점도 같다. 야속하게도 그 정답이 명백한 오답으로 판명된 것도 같다. 유해를 감식한 경북대 법의학팀이 유해에서 타살의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소년들은 경찰의 발표처럼 "비가 오고 바람 부는 산길을 헤매다 길을 잃어 밤사이에 추워 죽은 것"이 아니었다. 우리 민중의 지팡이들은 어느 산길을 헤매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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