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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그해오늘은]
사막의 '소방부대'
이번 전쟁은 "이라크 국민을 해방시키고 세계를 중대한 위협에서 방어하기 위한 전쟁"이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수장이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뉴 밀레니엄에서 그의 말은 진리요 생명이다. 따라서 로마 교황이 침통한 표정으로 기도하는 모습보다는 현대의 '교황' 주위에서 웃고 있는 얼굴을 상상해보는 것이 더 '진보적'이다. 우선 떠오르는 것이 군수산업 관계자들이다. 60만달러(7억2000만원) 짜리 토마호크 미사일이 1000여 발이나 쓰인다니 얼굴을 보지 않아도 그들의 분위기는 알 만하다. 로또복권을 선전하는 광고도 있지 않은가. 거기엔 색다른 식구가 끼어있다. 소방 산업 관계자들이다. 지난 10일 이들이 국방부측과 예비회담을 한 것도 그런 것이다. 사막에서 소방수가 무슨 필요냐고 묻는 것은 '유전'(油戰)이라는 이 21세기 전쟁의 의미를 모르는 소리다. 이 '유전'은 두 단계로 진행되고 제2단계의 주력부대는 소방관계자들이라는 건 지난번 걸프전쟁에서 본 적이 있다. 1991년 오늘 쿠웨이트의 유전에서 불을 끄기 시작한 것이 그것이다. 1단계 전쟁은 2월말로 41일만에 끝났으나 이라크군이 퇴각하면서 유전에 지른 불은 그 해 11월에야 완전히 꺼졌으니 2단계 전쟁이 더 긴 셈이다. 이라크군은 600여 유전에 불을 질렀으나 유전은 고구마 넝쿨처럼 지하로 연결돼 751개의 유전을 태우면서 800억달러의 손실을 냈다. 그래 봤자 토마호크 미사일값도 안되니 2단계 전쟁은 마이너 리그만도 못하고 '유전'은 위험한 싸움이 아니라 수지맞는 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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