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기 머시기... 짧게 씀으로써 오히려 더 선명하게 전달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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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26 (10:28) from 211.249.46.53' of 211.249.46.53' Article Number : 9
Delete Modify 박연호 (ynhp@naver.com) Access : 8493 , Lines : 3
이제 누가 '애기'라고 불러줄 것인가
며칠전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셨다. 1956년 그러니까 48년전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셨는데 선생님은 지금까지 나를 제자라기보다는 친 자식으로 여겨주셨다.
그래서 내가 시골집으로 찾아가면 '우리 애기 왔냐'하고 반기시며 사모님한테 '내 새끼가 오랜만에 왔응께 술 좀 가셔 오소'하셨다. 그러면 사모님은 '아따 초등학교에서는 술 마시는 과목도 없었을텐데 사제지간에 만나면 어쩌면 저렇게도 술타령일까'하고 웃으시며 술상을 차려주셨다. 혹 서울에서 전화를 걸어 '오늘 뭐 하셨어요?' 하면 '오냐 오늘 느그 아부지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 친구들하고 한잔 했다'하며 만족감을 드러내셨다.
그런 우리 '아부지'가 저 세상으로 가신 것이다. 생로병사는 자연의 법칙이니 인간으로서 어쩔수 없는 것. 그러나 돌아오면서 이제는 나이 60이 다 된 내게 '우리 애기'라고 불러주실 분이 곁에 안 계신다고 생각하니 그때야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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