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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6 (18:01) from 222.97.58.3' of 222.97.58.3' Article Number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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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우체통
길을 가다가 '빨간 우체통'을 보면 왠지 반가워진다. 그리고는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라도 한 장 써야겠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사실 빨간 우체통이 기성세대들에게 던져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고향을 떠났을 때 부모님에게, 오래 전에 헤어졌던 친구들에게 보낼 편지를 넣던 것이 바로 우체통이다.

지금이야 모두가 휴대폰을 갖게 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통화를 할 수 있으니 편지를 쓸 일도 적어졌다. 전화가 싫증나면 e-메일로 하고 싶은 말을 보내고, 그것도 귀찮으면 휴대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요즘 세상의 풍속도이다.

얼마 전 어느 신문독자가 투고란에 쓴 「우체통 속속 사라져 씁쓸」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 독자는 "멀리 있는 친구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오랜만에 편지를 쓴 뒤 이를 보내려고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우체통을 찾아갔더니 통째로 사라졌더라"고 했다.

"이유를 알아보니 우편물량이 적어 없어진지 꽤 되었다는 것이었다. e-메일과 메신저, 휴대전화의 문자서비스가 판치는 요즘 세상에 우체통의 퇴출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직접 편지를 써보내는 기쁨, 집배원 아저씨가 전해주는 편지를 기다리는 기쁨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우체통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

이 독자의 말마따나 아무리 편지보다 더 빠르고 편리한 e-메일 같은 통신수단이 있다고 하더라도, 단순히 물량이 적어서 우체통을 없앤다는 것은 지나쳤다는 생각이다. e-메일을 모르고, 메신저는 더욱 모르는 「늙은이」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관계당국은 인건비 절감도 중요하지만 우체통이 갖는 상징성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는 독자의 당부는 필자가 우정당국자에게 하고 싶은 말 그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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