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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7 (05:59) from 14.39.221.202' of 14.39.221.202' Article Number :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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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즐 통신 31 가을볕에 익어가는 무와 상추
헤이즐 통신 31 가을볕에 익어가는 무와 상추

추석 전 가을 날씨가 참 좋다. 햇볕은 따가우나 바람은 시원하다. 하늘은 높다. 밭에 가보니 땡볕에 무와 상추가 자라고 있고 땅은 말라있다. 밭은 물을 듬뿍 들이 키고 싶어 한다. 물을 듬뿍 준다. 가을 상추씨는 8월 18일 싹이 보였고 이제 한 달 만에 솎아낸 여린 가을상추를 맛본다. 아주 연하다. 가을상추 첫 수확인 셈이다. 아무래도 모종만큼 반듯하게 잘 자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자그마하게 촘촘히 나있어 연한 이파리를 샐러드용으로 솎아내 먹기로 했다.

오늘 9월 16일 수요일 청명한 날씨에 아낙네들은 빨간 고추 말리느라 바쁘다. 빨간 고추 아래 깔린 것을 보면 같은 집 것이고 예전에 지나갈 때 본 그 고추 같은데 아직도 말리고 있다. 집에 들여놨다 날씨가 좋으면 내오기를 여러 번, 태양초 만들기가 이렇게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성질 급한 사람은 고추 건조기 기계에 일단 넣었다 약간 말려나온 것을 태양에 말려 반 태양초를 만들기도 한다. 며칠이면 된다.

깻잎은 뿌리째 뽑아 잎을 따고 있다. 옆 사람도 깻잎 향이 느껴진다. 직접 길러 먹으면 사서 먹을 때보다 야채의 향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비용 생각하면 시장에 가서 사서 먹는 것이 싸다. 시장에는 각종 야채가 다 나와 있다. 심지어 호박잎도 따서 바구니에 담아 천원에 팔고 있다. 허나 천원이라고 우습게 볼 게 아니다. 이것저것 집으면 야채 값도 꽤 된다. 은행나무 아래 떨어진 은행 열매를 주워가는 사람도 있다. 은행은 손질하려면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은행알 사다 먹는 것이 편하기는 하다. 밤도 익어간다. 하늘에서 툭 떨어져 가시만 남은 빈 껍질이 뒹굴고 있다.

이즈음에는 시장에 나오는 과일 맛도 좋다. 얼마 전 복숭아가 너무 잘 익고 맛있어 행복했다. 파란 사과도 맛있었다. 유월인가 참외 처음 나왔을 때 샀다가 먹어보니 무 맛 비슷해 다음에 살 때 다른 야채가게 아저씨에게 물었다.

‘이 참외 달아요?’
‘답니다’
‘먹어봤어요? 지난번 다른 곳에서 샀다가 맛없어서 다 먹느라 고생했거든요’
‘안 먹어봤습니다. 한 번 먹어보죠’
참외를 잘라서 한쪽을 자기가 먹고 나를 한 조각 준다.
자기가 말한다.
‘안 다네요’
나는 그 옆에 놓여있던 멜론을 사가지고 왔다. 내 앞에서 먹어보고 안달다고 얘기한 그 야채가게 아저씨 손해 안 끼치려고. 나중에 누군가가 올 봄 남쪽 장마에 물을 너무 먹어 참외가 안달었던가 보다고 말했다.

야채와 과일 맛은 태양과 바람과 물이 결정한다. 적정하게 공급되고 잘 익어야한다. 그것을 잘 알고 조절하는 사람은 전문가이다. 맛있는 과일과 야채를 떼다 맛있는 야채와 과일을 파는 상점도 전문가집단이다. 그런 사람들이 대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맛있는 한 개의 과일을 먹는 것이 주는 행복을 새삼 느낀다.

사진은 http://www.hazelnet.co.kr  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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