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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2 (10:16) from 222.97.58.3' of 222.97.58.3' Article Number :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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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아자! 그리고 파이팅!
요즘 들어 "아자아자!"라는 구호가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다. 이 구호는 무슨 일을 다짐할 때 쓰는 것으로 일부 젊은이들이 애용하고 있다. 일본식 영어구호인 "파이팅(Fighting)!"을 대체하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파이팅'이라는 말이 영어이긴 해도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힘내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진 않다. 정확하게 해석하면 '전투', '격투', '투쟁'의 뜻을 갖고 있다. 어쨌든 미국인들은 그런 말을 쓰지 않는다.

'파이팅'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건너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영어발음을 잘못하는 일본사람들이 스포츠경기를 할 때 힘내자는 의미로 '화이토'라고 하는 것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를 들여와 '화이팅'이라고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요즘은 맞춤법에 따라 '파이팅'이라고 하고 있다.    

이처럼 뜻도 맞지 않은 "파이팅!"이라는 구호가 너무 널리 쓰이자 이를 고치자며 등장한 것이 바로 "아자아자!"이다. 지난 해 어느 TV연속극에서 여주인공이 이 구호를 자주 외쳤는데, 이후로 유행을 급격히 타기 시작해 지금은 매우 자연스럽게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파이팅!"과 "아자아자!"를 합친 "아자아자 파이팅!"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파이팅'을 없애자고 '아자아자'라는 말을 채택했는데 두 가지 말을 합쳐서 쓰다니….

이런 현상은 TV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가만히 보면 프로그램이 끝날 때 출연자들이 리포터나 사회자와 함께 주먹을 불끈 쥐고 "아자아자 파이팅!"이라고 외친다. 이는 출연자들 스스로 그러는 것이 아니라 방송진행자가 시켜서 그러는 것이 분명하다.

방송사 스스로가 앞장서서 유행시킨 말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무슨 이치인지 모르겠다. 이제 방송사들이 아무 생각 없이 이런 일을 저지르는 습성을 고칠 때도 되지 않았는가. <06.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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