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2월 7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176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http://columnist.org
*지난호 보기 *누구나 칼럼 *의견함
정보화의 불청객 性범죄

헨리 포드가 자동차 대량 생산의 길을 트자 미국 사람들의 생활에 큰 변화가 왔다.그 하나는 혼외 정사의 증가였다.컴퓨터가 보급되고 인터넷이 광범위하게 활용되자 우리 사회에 큰 변화가 왔다.그 한 가지는 성(性)에 대한 금기의 파괴다. 컴퓨터 초보자가 인터넷 접속 요령을 알게 되면 으레 들어가 보는 곳이 포르노 사이트다. 경제활동을 할 나이도 아닌 분이 인터넷을 배우겠다고 해서 왠가 했더니 “재미있는 것이 많다더라”고 하는 것이었다.그가 보고 싶어하는 것은 포르노였다.

시대의 총아가 된 인터넷의 장점은 공간을 뛰어 넘는다는 것이고 접근이 용이하다는 것이다.글뿐만 아니라 정지 화상,동영상,소리까지 전달하는 다중매체라 호소력도 대단하다.또 익명성이 있어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행위가 거기서는 통하게 된다.공부방에 놓인 컴퓨터는 우리 자녀들을 아주 쉽게 가지가지 음란한 사이트로 끌고 갈 수 있다 .채팅으로 밤 새우는 청소년들도 많은데,그 채팅이 때로 매우 불건전하여 어린 사람들을 구렁텅이에 끌어넣기도 한다.음란과 외설의 무차별 공격에서 어린 세대를 보호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몰래 또는 사사로이 찍었다는 유명 여자연예인 정사 비디오가 인터넷을 통해 삽시간에 유포되고 대다수 남녀노소 국민의 화제로 등장한 것이 벌써 두번째다.다음에는 유명 남자 연예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사제 포르노 비디오가 나돌게 될 것이라는 예고까지 보도되고 있다.이제 성에 대해서는 가리고 자시고 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된 것인가.성에 대한 금기가 무너지면서 성범죄가 늘어나는 것은 예정된 행로일 것이다.인터넷의 장점은 성범죄 매개 수단으로서 괴력을 발휘하게 되었다.정보화의 불청객 가운데 하나는 성범죄라고 아니할 수 없다.

국내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성인 사이트’가 있다.그래도 이 사이트들은 규제를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점잖은 편이다.국외에 본거지를 둔 사이트들은 노골적인 영상을 거리낌없이 보여 준다. 인터넷 음란물의 최대 소비층이 12∼17세 청소년이라는 것은 미국에서 한 위원회의 조사로 밝혀진 바다. 음란물들이 단순히 호기심을 만족시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역시 미국 통계인데 성범죄 기결수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피조사자 85% 이상이 음란물을 자주 접했고 범행시 흉내냈다고 시인했다.우리나라 청소년 성범죄 비율이 일본의 3배나 된다고 한다.우리 청소년의 인터넷 접촉이 일본보다 많아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 채팅의 위험성 또한 만만치 않다.채팅은 온라인 화면을 통해 대개 생면부지의 남녀끼리 잡담을 나누는 것이다.이것이 온라인에 머무르지 않고 오프라인 만남으로까지 이어지는 수가 많은데 그러다가 자주 일이 난다.지난 2일에는 대학생등 19세 된 패거리 5명이 모여 채팅을 하다 여중 2학년생을 유인해 집단 성폭행했다.한 여중 3년생은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성인 남자 12명과 성관계를 맺었다.PC통신이나 인터넷에 차려진 채팅방들은 미성년 매춘의 창구로 곧잘 악용된다.서울의 한 여고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채팅을 통해 원조교제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는 학생이 학급마다 10여명씩 있었다.채팅은 때로 죽음까지 몰고 온다.24세의 전문직 여성은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남자가 차 안에서 성폭행하려는 데 저항하다 살해되었다.채팅에 빠진 아내를 남편이 목졸라 숨지게 한 사건도 있었다.

성욕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고 인터넷은 전자기술이 낳은 최첨단 미디어다.가장 원초적인 것과 가장 현대적인 것의 만남은 지금 이상한 방향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그렇다고 정보화의 진행을 멈추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가정과 학교,그리고 사회단체들이 함께 고민하고 대처할 때다.이대로 가면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다.인터넷의 힘은 자동차에 비할 바 없이 크기 때문이다.

-----
박강문

대한매일 논설위원
대한매일 2000.12.06
-----

http://columnist.org 서울칼럼니스트모임

[칼럼니스트]를 이메일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친구나 친지께도 권해 보십시오.


Email 구독 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