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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1월 28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170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4~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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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8일 [그해오늘은] 도마 위에 오른 토끼



카이로회담, 얄타회담, 포츠담회담 등 2차대전중 연합국 수뇌회담이라면 무조건 반기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 적인 일본과 싸우는 연합국은 '우리편'이고 그 수뇌들이 애쓰니 고맙다는 식이었다.

물론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는 국제사회에서 그런 모임을 반기는 자체가 철없는 짓이다. 일본에 이어 이 땅을 '점령'하게 된 연합국들이 한국을 도마 위에 올려 놓고 숙덕거리니 소름이 끼쳐야 제정신이다.

1943년 오늘 테헤란에서 열린 미-영-소 3국의 정상회담도 그렇다. 루스벨트와 처칠은 11월22일부터 27일까지 장제스(蔣介石)와 3국 정상회담을 갖고 이날은 테헤란에서 스탈린을 만나는 것이다.

카이로회담에서 연합국은 한국을 독립시키되 즉각적인 것이 아니라 '적당한 시기에(in due course)'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테헤란회담에서는 루스벨트가 그 '적당한 시기'를 '40년의 수습기간'으로 구체화하고 스탈린도 이에 동의한다.

40년의 수습기간은 이루어지지도 않았으나 어찌 보면 그처럼 참담한 것도 아니다. 광복 후 40년이라면 1985년이고, 그 2년뒤 6.29선언으로 민주화를 이룩했으니 그들이 제대로 본 것인지 모른다.

테헤란회담의 진짜 비극은 일본의 전투력을 과대평가한 루스벨트가 소련의 참전을 요구하고 스탈린이 이에 동의해 남북분단의 씨앗이 뿌려진 점이다.

큰 전쟁에서 이긴 강대국들의 회담 탁자에는 많은 나라와 영토가 도마 위 고기처럼 오르게 마련이다. 솔로몬이 없는 그 자리에는 진짜 어머니도 없어 눈만 맞으면 나라를 찢어 갖는다. 한반도도 토끼처럼 찢어졌고 당사자인 소련이 붕괴되어도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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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평
yangp@sgt.co.kr

세계일보 문화전문기자
세계일보 200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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