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 26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149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3~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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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보기 *누구나 칼럼 *의견함
인터넷이 책을 죽이나

내 홈페이지의 방명록 또는 내 이메일 주소로 학교 숙제를 해결하는 데 도와 달라는 부탁이 오는 것을 가끔 본다. 요즘 학생들은 학교 숙제를 인터넷으로 많이 해결하는 모양이다.

그 가운데는 스스로 꽤 애쓰다가 도움을 청하는 학생도 있지만, 자신의 힘은 하나도 들이지 않고 처리하려는 얌체 학생이 더 많다. 이를테면, 학교에서 무슨무슨 책을 읽고 줄거리를 써 오라는 데 그 줄거리를 좀 알려 달라는 학생이 있었는데, 이런 학생의 얼굴 두께는 얼마나 되는지 상상할 수 없다.

교수로 있는 친구의 말을 들으니, 레포트 제출하라고 하면 학생들이 마우스만 움직여 여기저기 복사해서 꿰맞춰 오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손으로 쓰는 품이라도 들이라고 필사해서 내게 하고 있다고 한다.

선배 한 분은 출판사를 20여년 해 오다 올 봄에 문을 닫았다. 이 분은 인터넷 때문에 젊은이들이 책을 읽지 않아 책이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터넷만 믿고 젊은이들이 책을 손에서 놓아 머리 속이 텅텅 비게 되는데 국가 장래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했다.

책을 읽지 않는 학생들의 문장력이나 사고력이 좋을 리 없다. 학교에서도 그것을 염려하여 책을 읽고 줄거리를 써 오라는데 학생들은 그마저도 인터넷을 통해 해결하려고 든다면 큰일은 큰일이다.

그런데,정말 인터넷 때문에 책을 읽지 않을까. 물론 그 영향이 크겠지만, 그보다는 모든 일을 힘 안들이고 빨리 해결하려는 요즘 젊은이들의 풍조 때문이 아닐까. 온라인 서점을 통한 책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인터넷이 책을 죽이고 있다고만 말할 수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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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문

대한매일 DB팀장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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