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0월 13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138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3~5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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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국가

영국 최초의 여성총리가 되었던 마거릿 대처는 잉글랜드 중부 글랜섬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났다.아버지는 식료품점을 경영하면서 로터리클럽,교회에서 열심히 일을 했고 지방의회 의원으로서도 정력적인 활동을 했다.그 때문에 마거릿의 집에는 여러 분야 사람들이 드나들고 화제도 국내는 물론 유럽 더 나아가 세계의 정치,경제,문화까지 다양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10살도 안 된 마거릿을 이런 자리에 불러 들여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도록 했다.어려서부터 시야를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까지 넓히도록 이끈 것이다.아울러 어린 딸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확실하게 심어주기 위해 영국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불어넣는 데 모든 힘을 기울였다.

자랑스러운 조국,보람이 가득한 사회,내일로 향한 희망의 디딤돌을 전해 주기 위해 아버지는 그렇게 노력했다.뒷날 그녀가 뛰어난 정치적 식견과 설득력을 갖춰 총리직에 오르게 된 토대는 이미 그때 마련된 것이다.

만약 영국과 그 사회가 자랑스럽지 못하고 국민들에게 희망보다 실망과 좌절감이 더 컸다면 아버지는 딸에게 무엇을 가르쳤을까.또 미래의 총리 대처는 가능했을까.모르긴 몰라도 그녀의 진로는 바뀌었을 것이고 어느 분야에서건 그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풍부한 햇살과 수분 그리고 적절한 온도에서 자란 식물과 척박한 땅에서 자란 것의 차이만큼 달라졌을 것이다.

사람은 환경의 지배를 받게 마련이지만 청소년시절은 특히 조국,사회,가정 같은 외부 여건의 절대적 영향을 받는다.그것이 대부분 미래의 방향을 결정해 주고 인생의 승패 여부에 큰 변수로 작용한다.

한국청소년개발원이 미국,프랑스,일본,한국의 청소년 10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컴퓨터와 인터넷 이용률,자기 발전 가능성에 대한 의식은 높은 반면 사회,학교,가정,자기만족도는 일본과 더불어 매우 낮았다.바꿔 말하면 대처같은 인물을 키워낼 토양이 아니라는 말이다.

말끝마다 새 천년을 들먹이는 오늘날 간단히 보아 넘길 문제가 아니다.우리 청소년들의 부정적 시각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오래전부터 사회와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불만이 쌓여왔다.한국이 싫어 이민가고 싶다,다시 태어난다면 다른 나라에 태어나고 싶다,전쟁이 나면 싸우기보다 피란을 가겠다는 등의 반응이 그런 것들이었다.

청소년들한테 이런 부정적 요인들이 계속 입력되면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나라와 사회의 미래도 고달플 수밖에 없다.이 원인은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어른들에게 있다.청소년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줄 것으로 뭐가 있는지 생각해보면 알 것이다.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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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호

국민일보 논설위원
국민일보 200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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