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9월 24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127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3~4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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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토피아인가, 디스토피인가

인터넷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생긴 용어 가운데 네토피아(Netopia)라는 말이 있다. 인터넷(Internet)과 유토피아(Utopia)아의 합성어로 인터넷을 중심으로 영위되는 새로운 세계가 유토피아처럼 될 것이라는 점을 은근히 암시하고 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 세상은 지금 인터넷으로 안 되는 것이 없다고 할만큼 「인터넷만능시대」를 맞고 있다. 인터넷 사용인구도 급격히 늘어나 우리나라의 경우 98년 3백만명에서 99년에 7백만명을 넘어서더니 현재는 1천7백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약 1억5천만명에 이르며 내년이면 2억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학자들은 몇 년 뒤면 인간의 일반적인 경제행위가 대부분 인터넷, 즉 온라인으로 이루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이 정치,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엄청나게 변화시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사이버공간은 인류의 염원대로 네토피아가 될 것
인가. 이러한 질문에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디스토피아(Destopia)가 될 것이라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것이 바로 인터넷이다.

컴퓨터황제 빌 게이츠는 그의 저서「미래로 가는 길」에서 정보통신기술이 「마찰없는 자본주의시대」를 열어갈 것이라며 달콤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사이버세계의 토마스 제퍼슨」으로 불리는 시인 존 페리 발로도 "인터넷은 불의 발견이후 인간이 이룩한 가장 위대한 성취이며, 디지털 가상공간이야말로 완전한 표현의 자유와 평등을 실현시켜줄 인류의 신천지"라고 역설한다.

낙관론자들은 또 우리 인류가 아테네시민들이 누렸던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게 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투표를 함으로써 인터넷시대에서의 「직접민주주의」를 자주 경험하고 있다. 앉아서 물품구입과 은행업무, 주식거래를 할 수 있고 바둑이나 당구 등 오락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인터넷이 가져다주는 편리성과 즐거움이다.

그러나 매사에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이 있는 법. 인터넷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우선 정보편중에 따른 빈부격차가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사람들은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인류의 가장 큰 숙제인 빈부격차가 해소될 것으로 믿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정보의 편중으로 개인이나 국가간의 빈부격차는 오리려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신상에 관한 정보유출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나에 관한 정보를 남이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은 섬뜩한 일이다. 프라이버시가 보호되지 않는다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철창에 갇혀 있는 거나 다름없다 하겠다.

인터넷을 이용한 범죄와 사이버테러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윤리문제도 심각하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석학들의 낙관적 견해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이 전쟁과 공해, 불평등의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많은 컴퓨터 및 관련기기가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으며, 온라인쇼핑의 확대로 주문상품을 배달하는 차량의 운행이 늘어나 대기오염을 오히려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이 정보화사회에서 매우 긴요한 수단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빚어지는 부작용이 늘어나고 있는 마당에 인너넷찬가만을 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는 지금 인터넷 때문에 불거진 갖가지 문제점의 원인을 찾고 해결하는데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게을리 한다면 이 세상은 네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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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200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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