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9월 5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116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3~4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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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경제혁명을 몰고 온 전자상거래

인터넷이 우리생활에 깊숙히 파고들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다. 전자상거래는 이미 인류의 경제활동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버렸다.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만큼 종래의 경제행태를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있다.

전자상거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전자상거래만이 살길이다"라는 구호가 생겨날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의 포드사는 지난해 "전자상거래를 이용하지 않는 하청업체와는 거래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했을 정도이다. 이제는 기업하는 사람이 이를 외면하거나 소홀히 했다가는 앉아서 도태되고 말 것이라는 예측도 어렵지 않게 됐다.

전자상거래라는 말이 두루 쓰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95년부터라고 하니 인터넷이 일반에 보급된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 용어사전을 보면 전자상거래란 「인터넷이나 PC통신을 이용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고 파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넓은 의미로는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이루어지는 상품 및 서비스 구매나 발주, 광고활동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풀이되어 있다.
 
전자상거래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소비자가 직접 매장까지 나가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으며, 거래대금은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또 유통비용이나 건물임차료 등의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전세계 모든 인터넷 가입자가 잠재고객이란 점에서 첨단황금 어장에 비유되기도 한다. 2003년에는 비즈니스의 80% 가량이 온라인 거래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전문가도 있다.

전자상거래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증권시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이버주식의 거래량은 이미 오프라인의 규모를 능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주식의 온라인 거래 비중이 5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거래의 온라인화가 이렇게 빠르게 진행되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주식거래만 그런 게 아니다. 정보제공을 주 업무로 하는 인터넷서비스회사들도 전자상거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야후나 라이코스 등 포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들은 초기에는 수입원이 광고뿐이었으나 지금은 매출액의 절반이상을 전자상거래로 채우고 있다. 다음이나 드림위즈, 심마니 등 우리나라의 포털사이트 운영업체들도 광고보다는 전자상거래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형편이다.

개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전자상거래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서적구입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의 아마존의 매출액이 오랜 전통의 반스앤노블 보다 훨씬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도 와우북 같은 온라인 서점이 네티즌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10∼30% 할인한 값에다 배달까지 무료로 해주는 경우가 많아 교통비를 포함하면 큰 폭으로 할인혜택을 받는 셈이다.

우리나라에 인터넷 쇼핑몰이 첫 선을 보인 것은 지난 96년으로 10곳이 안되었으나 4년이 지난 지금은 3천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은 적자를 내는 곳이 많지 않지만, 웬만한 상거래는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온라인상의 쇼핑몰 숫자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98년 4천3백억원에서 99년엔 2조2백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나 세계 10위권을 기록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국내 7백83개 기업, 8만8천여 인터넷 사이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올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18조6천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IBM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7백대 주요 기업 중 87%가 전자상거래를 추진하고 있으며, 전자상거래 이용자(13∼49세 대상)는 최근 6개월간 2백15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의 91만명(3.3%)에서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확산되면서 전자상거래관리사라는 이름의 직업이 이미 인기직종으로 떠올랐고, 이와 관련한 강좌나 학원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일부 대학원과 전문대학에서는 전자상거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학과도 생겨나고 있다. 내년에는 실업계 고등학교에도 전자상거래학과가 신설될 예정이다. 오는 17일 처음으로 실시되는 제1회 전자상거래관리사 시험에 원서를 낸 사람이 9만3천명이 넘는다고 하니 이 정도면 열풍이라 할 만하다.

이처럼 전자상거래가 머지않아 경제활동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인데도 우리나라의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는 사실이 걱정이다.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인 전자상거래를 아직도 20세기 산업시대의 사고방식으로 판단하려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지난 세기에 알맞았던 법과 제도가 인터넷시대인 21세기에서는 오히려 장애가 되어 전자상거래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는 최근 2∼3년동안 인터넷 이용자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전자상거래가 늘어나자「슈퍼하이웨이구상」등의 정책을 통해 관련법과 제도를 착착 정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멀티미디어 슈퍼코리드」라는 국가적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를 마련하는 등 여러나라들이 변화하는 새 시대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와 관련하여 개인정보가 유출되기 쉬운 점, 소비자 보호장치가 미비한 점, 전자결제분야의 관련법규에 장애요소가 많다는 점, 초고속정보통신망이 일부지역에만 구축되어 있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업의 산업활동과 소비자의 경제활동이 폭넓게 이루어지려면 이 같은 걸림돌들이 제거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에 정부가 전자상거래와 관련한 조세규정을 완화하고 전자수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전자상거래 활성화 종합대책」을 내어놓은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인프라확충과 함께 제도나 법규의 미비점을 정비하는데도 힘을 써야 할 것이다. 문제점을 빨리 파악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해소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한 우리가 추구하는 21세기 정보선진국은 틀림없이 이룩되리라고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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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편집국장
2000.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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