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8월 19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No.107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3~4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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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 비용

8.15 이산가족 상봉과 달리 제3국에서 비공식 루트를 통해 만나는 경우의 비용은 1건당 평균 1115만원에 이른다.생사확인은 295만원,상봉에는 820만원이 든다.지난해 7월 통일부의 집계에 나오는 비용이 그렇다.

그러나 이는 당국에 신고된 것을 근거해 산출한 것이므로 실제와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이산가족 상봉알선업체가 난립하여 가격이 일정하지 않은데다, 상봉 이후 북한가족의 안전과 다음 만남이 어려울 것 등을 우려해 사실을 숨긴 이들이 적지 않아 정확한 비용은 포착하기 어렵다.

한 알선업체에 따르면 생사여부 확인 100만원,서신교환 200만원,상봉 300만원으로 되어 있고 정부지원금은 생사확인 80만원,상봉비용 180만원이지만 제3국에서의 현실은 각양각색이라 실제 비용은 훨씬 더 높다.생사확인에서 상봉까지 드는 비용이 경우에 따라서는 2000만원이 넘는다.이밖에 제3국까지 가는 교통비,체류비,북한가족에게 줄 선물비 등은 별도다.

이것도 감당할 재력이 있는 사람들의 얘기이지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들한테는 꿈 같은 일일 뿐이다.정부지원금도 후불제이어서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생사확인,상봉 등을 자비로 한 다음 당국에 신청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우리 정부가 지출할 비용은 약 30억원이 될 것이라고 한다.북한 가족 숙소인 워커힐 호텔,남측 가족들이 묵은 올림픽파크텔,오찬 만찬 등 각종 행사,항공기와 전세버스 이용 등에 든 돈이다.한 가족당 평균 3000만원이 소요된 셈이다.

단순 비교하면 제3국 등의 브로커를 통하는 것보다 많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그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알선업체나 브로커의 사기에 걸릴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만난 뒤에도 여러 가지를 우려해 쉬쉬해야 하는 고통 비용 등은 전혀 계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남북 주민의 축하 속에 3박4일간 떳떳하게 만나는 것과 비교한다는 자체가 무리다.국가 보조가 아닌 개인 비용을 그만큼 지불하고라도 그렇게 만날 수 있다면 한이 없으리라는 이가 많을 것이다.따라서 비용의 다과를 논하는 것은 어느 면에서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해야 할 것이다.국가적 행사로 하는 것도 좋지만 당사자들이 원하는 것은 호텔 숙박,대규모 식당의 만찬보다도 가족적 분위기다.그것은 굳이 따지지 않아도 비용이 훨씬 적다.가정,고향 방문이 아니면 상설 면회소라도 두어 가족끼리 그렇게 만나도록 해야 할 것이다.남북 양측의 재정부담을 더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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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호

국민일보 논설위원
국민일보 200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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