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7월 10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제91호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3~4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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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미로에서 헤매는 사람들

네티즌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 일일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것이 우리 옆에 없었을 때는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을 가거나 신문사 조사부 같은 곳을 들러야 했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생활화되면서 우리는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한, 인터넷이라는 거미줄을 타고 국내외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료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사실 요령만 좋으면 무슨 내용이든지 찾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이다. 그래서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하거나「정보의 보고」라고 말한다. 무슨 자료든지 거의 1백%(?) 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이다.

정보의 바다라는 말이 암시하듯이 인터넷의 세계는 너무나 넓고 깊기 때문에 내게 꼭 필요한 자료를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앞에서 요령이라고 말했지만 정보를 검색하는 능력은 어쩌면 기술에 가깝다고 할만큼 고도의 실력을 필요로 한다.

요즘 와서는 정보검색이 직장이나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몫을 차지하다 보니 컴퓨터학원에는 정보검색방법을 배우기 위해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검색사는 어느새 매력 있는 직업의 하나로 자리잡기까지 했다. 가치있는 정보를 먼저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정보검색사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기사를 쓸 때 자료활용을 많이 하는 신문사 같은 곳에서도 정보검색을 잘하는 사람이 취재 잘하는 사람보다 더 인기가 있을 정도가 되어버린 세상이다. 모 중앙일간지에서는 몇 달전 아예 자료검색전문기자를 채용해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취재기자들의 자료검색시간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자료를 잘 찾는 일이 이처럼 중요한 시대가 되었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정보검색요령을 잘 모르거나 「정보검색공부」를 소홀히 하여 괜한 고생을 하는 일이 허다하다. 게다가 정보의 바다에서 한참 헤매다가 나중에 가서는 내가 왜 컴퓨터앞에 앉아 있는가를 모를 때도 있다.

필자도 어떤 자료를 구하거나 뉴스 등을 챙겨보기 위해 인터넷세상에 들어갔다가 '혹시 나한테 온 메일이 없나'하는 생각에 전자우편을 체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문제는 전자우편을 본 뒤 본래의 목적을 챙겨야 하는데 그걸 까맣게 잊어버린 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내는데 있다. 그렇게 되면 내가 검색해야 할 내용이 뭔지 생각이 나지 않아 애를 태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인터넷 미아 신드롬」이라고 말한다. 광대무변한 인터넷의 바다에서 자료검색이나 서핑을 할 때, 잠깐 다른 곳을 들렀다 간다는 것이 그만 처음의 목적을 망각한 채 이곳 저곳으로 옮겨 다니다가 길을 잃고 헤맨다는 뜻이다.

이런 경험은 네티즌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데 정도가 지나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해야 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닌 바쁜 세상에 인터넷미로에 갇혀, 아니면 인터넷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니 근무성적이나 업무실적은 엉망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 같은 신드롬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터넷이라는 것이 빠른 것을 생명으로 하는 마당에 인터넷 미로에서 못 빠져 나온다면 그야말로 퇴출대상 1호가 될 수밖에 없다.

인터넷 화면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유혹적인 내용에 이끌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그러나 이처럼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인터넷 미아 신드롬에 빠져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인터넷시대에서의 생존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많다. 내가 필요한 정보를 재빨리 찾아서 써먹는 사람이 승리자가 되는 것이지, 엉뚱한 곳에서 헤매는 사람이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이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인터넷은 거미줄과 같은 네트워크로 이어져 있어 어떤 곳으로 쉽게 옮겨갈 수 있다. 이러한 링크기능 때문에 네티즌들이 아무 생각없이 들어갔다가 인터넷이라는 사입공간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각 사이트는 네티즌들의 시선을 잡아두기 위해 나름대로 특이한 전략을 구사하면서 유혹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를 하지 않는 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사이버공간에서 자신의 하는 일에 목적의식을 잃고 필요 없는 시간을 자주 낭비하는 사람은 인터넷이 아닌 현실세계에서도 그렇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실세계에서 그런 성향이 많은 사람이 사이버공간에서 인터넷 미아 신드롬에 쉽게 빠질 가능성이 많다고 할 수 있다.

현실세계든 가상공간이든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은 그만큼 앞서 나가게 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낙오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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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월간 인터넷라이프 편집인
2000.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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