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6월 28일 칼럼니스트 COLUMNIST 제87호
1999.09.19 창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Seoul Columnists Society) 주3~4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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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물결 게놈혁명

‘제3의 물결’의 작가 앨빈 토플러는 ‘제4의 물결’은 생명공학에 의한 혁명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말했다.게놈혁명이 상상을 불허하는 엄청난 변혁을 불러오리라는 것이다.아니 그 물결은 이미 가시화해 급속도로 전진해 오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프랑스가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하는 인간게놈프로젝트와 미국 민간 기업체 셀레라가 26일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의 규명작업 성과를 공동발표한 것이다.이는 인류사의 새로운 이정표라 하겠다.

게놈은 한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전체 DNA를 말하며 gene(유전자)과 chromosome(염색체)을 합성한 genome을 독일식으로 발음한 것이다.게놈프로젝트는 인간 생명체의 모든 유전정보를 지니고 있는 게놈을 해독,유전자 지도를 작성하고 그 배열을 분석하는 작업이다.그게 지금 획기적 진척을 이룬 것이다.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인간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대만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서 영국의 존 해리스 박사가 발표할 전망이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게 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게놈연구로 인해 인간은 곧 수명이 배나 연장된다는 것이다.불로초를 구하려다 자신은 물론 나라까지 망한 진시황을 비롯,무병장수를 꿈꾸는 많은 인간에게 기적의 낭보가 아닐 수 없다.지난 50년간 인간의 평균 수명은 46세에서 64세로 늘었는데 그 배라면 간단히 120세를 넘는다.그뿐인가.장차 1200년까지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워낙 극단적 주장이라 그냥 웃어넘기면 그만이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반갑기보다 끔찍하다는 느낌과 함께 현기증이 일어나려고 한다.

지난 50년간의 평균 수명 연장이 가져온 사회문제만 해도 간단하지 않다.대표적인 것이 노인문제다.수명은 늘었으나 일자리는 그에 비례하지 못해 노령인구가 많은 나라에서는 각종 어려움이 끊이지 않고 있다.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그럼에도 무작정 수명만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해리스 박사는 인구과잉과 세대간의 끝없는 경쟁이라는 위협이 올지도 모른다고 내다보았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대로 유전자 해독이 이루어지면 인간을 각종 질병에서 해방시키고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게놈연구의 궁극적 목적은 이런 데 있다.또 행인지 불행인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맞춤인간이 나올 수도 있다.너나 없이 미남미녀고 모두 똑똑한 천재가 되는 세상이 올지 모른다.

하지만 이처럼 실용화되려면 아직 10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너무 기뻐하거나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대신 행복과 불행이 동전의 앞뒤를 이룰 유전공학이 인류에 진정으로 이바지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하는데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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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호
국민일보 논설위원 columnist.org/ynhp
국민일보 200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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