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647 [칼럼니스트] 2017년 11월 09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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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즐통신 35 - 아직도 하세요?
우혜전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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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전화가 걸려왔다. 아직도 하세요? 하고 물었다. 네 아직도 합니다. 아, 이제 정말 망하는 구나 하면 주문 들어오고, 아 이번엔 정말 망하는구나 하면 또 주문 들어오고 해서 8년째 합니다. 망하면 연락 드릴게요. 이런 대화였다.

지난 8년 동안 헌책방도 서점처럼 문을 많이 닫았다. 그래서 주윗분들은 아직도 하세요 하고 묻는다.

나는 집에서 시작했다. 지금도 집이다.

처음에는 잘돼 하다보면 가게를 내게될지도 모른다는 꿈을 꾸기도 했으나 지난 8년 동안 책 관련 업종은 한국의 시장상태를 반영했다. 큰 기업, 큰 자본이 들어와 자영업자들이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씩 사라지는 그런 일들이 쭉 계속되었다.

난 집에서 하니 임대료는 없다.

화장품 가게가 15년 동안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란 현수막을 내걸고 사라졌다. 양복점이 동네 장사를 접었다. 이장 노릇하던 쌀가게도 없어지고 세탁소도 문을 닫았다. 동네 슈퍼 자리에는 편의점이 들어왔다.

차가 있는 사람들은 새로 생긴 대형 마트로 층마다 있는 커피숍과 각종 맛집이 모여있는 푸드홀로 간다.

본보기집을 가보고 갭 투자를 해서 시세차익을 남기느라 책 같은 것, 특히 헌책 같은 것에 는 관심이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에서 나를 아직도 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스페인에서 사왔던 무거운 화집을 알아보고 사갔던 사람, 1970년대 발행한 영인본과 이삼십년된 헌책 시집을 사가는 사람들이다. 글쎄, 임대료 없이, 발전 없이 꾹 참고 버틴다면 이들은 헤이즐넷을 찾을 것이다. 어느 대형 서점에서도 못구하는, 어느 화려한 최신식 건물에서도 발견하지 못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하세요? 하던 분이 이렇게 말했다. 계속 수고 좀 해주세요.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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