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8.30 [칼럼니스트] 1563호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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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터치

이규섭 (서울칼럼니스트모임회원, 시인)
http://columnist.org/kyoos



스마트폰 1500만 명 시대가 열렸어도 실버세대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피처폰(구형폰) 소유자들은 “전화를 걸고 받는 데 불편이 없는 데 바꿀 필요가 없다”는 ‘수구파’와 “죽기 전에 스마폰이나 써 보자”는 ‘열성파’로 갈린다. 수구파들은 쓰고 있는 피처폰의 기능도 다 사용하지 못하는 판에 복잡한 스마트폰을 구입하여 요금 부담에 사용법을 익히느라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열성파들은 명함인식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름부터 연락처, 이메일 등을 편리하게 저장하고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한 세상에 뒤지고 싶지 않다는 진취적 사고의 소유자들이다.

‘폰맹’인 필자도 휴대폰 교체시기를 놓고 무척 망설였다. 휴대폰 자판으로 문자를 작성할 생각조차 않고 메시지는 인터넷을 이용했다. 전화번호 입력도 못해 약속한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종이에 적어 나갔으니 구세대의 표본이다. 아직도 ‘010’으로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았느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큰 맘 먹고 휴대폰 대리점에 들러 스마트폰 구입 상담을 하니 “전화번호를 교체해 주는 무료 피처폰이나 구매하라”는 시큰둥한 반응에 자존심이 구겨졌다.

은근히 오기가 발동하여 후배의 도움을 받아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바꿨다. 손가락을 갖다 대면 화면이 휙휙 넘어가는 게 신기하지만 문제는 사용법 숙지다. 잠금해제 패턴 그리기부터 진동모드로 바꾸기, 전화번호 등록, 단축키와 문자작성 요령 등을 배우면서 ‘헛똑똑이’소리도 들었다. 그런들 어쩌랴, 폰맹이 감수해야 할 몫이라 여기고 기초 요령에 자기주도학습으로 사용법을 하나씩 익혀 나갔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 아니라 ‘백문이 불여일 터치다’
스마트폰의 진가는 친인척 여름휴가 때 발휘됐다. 휴가지에서 이메일을 열어보고 급한 용무는 문자메시지로 해결했다. 짓궂게 오락가락하는 비 예보를 챙겨 보고 주변의 맛집을 확인하기도 했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애매한 답변 보다 검색어를 치면 즉각 알려주니 이보다 더 정확하고 편할 순 없다. 문자 메시지 보다 진보 된 카카오톡으로 대화까지 할 수 있으니 갑자기 몇 년은 젊어진 느낌이다.

메인 메뉴에 깔린 수많은 아이콘들을 이용하려면 아직도 수 없이 터치하며 배워야 한다. 실버세대 대부분은 휴대폰 교체시기가 되어도 스마트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저렴한 실버 요금제를 결합한 이용 간편한 실버 스마트폰 출시가 구입의 관건이다. 지금 같은 스마트폰 확산 추세라면 몇 년 내 실버세대들도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친구와 대화상대가 줄어드는 실버세대들에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세상과 소통하는 창이다. 스마트폰은 쓰기에 따라 삶을 즐겁게 해주는 활력소다. 빠르고 편한 정보 공유는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하루라도 젊을 때 스마트폰에 도전하여 스마트하게 사는 것이 좋다.

-평화대사 2011년 9월호

서울칼럼니스트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