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5.15 [칼럼니스트] 1560호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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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 붉게 물들인 히말라야 일출 '황홀'

이규섭 (서울칼럼니스트모임회원, 시인)
http://columnist.org/kyoos


히말라야 설산이 손끝에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트레킹이 인기다. 만년설 덮인 설산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장엄한 풍광을 가까이서 바라보는 것만도 가슴 벅차다. 네팔은 에베레스트(8848m)를 비롯해 8000m 이상의 이른바 14좌 중 8개 봉우리를 품고 있어 전문 산악인은 물론 세계의 트레커들이 몰려든다. 우리나라도 네팔전문여행사가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히말라야 트레킹의 전초기지는 네팔의 휴양도시 포카라. 만년설이 흘러내린 페와(Fewa)호수도 아름답지만, 도심에서도 신비스러운 설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네팔어로 '포카리'는 호수라는 뜻.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50여 곳을 포카라에서 시작한다. 트레킹 코스도 짧게는 1일부터 20일까지 다양하다.

인간의 발길 닫지 않은 마차푸차레

포카라 트레킹코스 가운데 사랑코트(Sarangkot·1,592m)전망대는 일정이 짧아 트레킹 할 여정이 충분하지 않은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당일치기나 2박3일 짧은 트레킹을 하기에 적당하다. 포카라에 여장을 푼 지난 3월 6일 새벽 4시, 어둠을 헤치고 꼬불꼬불한 낭떠러지 비탈길을 1300m 지점까지 차로 올랐다. 그 곳에서 전망대까지는 가파른 계단 길이라 녹록치 않다.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전망대에 오르니 수많은 인파로 붐빈다. 주름치마처럼 흘러내린 히말라야 연봉 사이로 해가 솟는다. 눈부시게 황홀하다. "와∼" 탄성과 함께 카메라 셔터 소리가 곳곳에서 터진다. 하얀 이마를 드러낸 설산이 서서히 홍조를 머금는다.  

하늘을 향해 솟은 안나푸르나 남봉(7,219m)과 안나푸르나 2봉(7,397m), 마차푸차레(6,993m)의 장관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1년에 40여일 밖에 투명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영봉이다. 가이드는 "산이 품을 열어야 오를 수 있고 산이 허락해야 볼 수 있다"며 행운이라고 말한다.

'물고기 꼬리(Fish Tail)'란 별명이 붙은 정삼각형 모양의 마차푸차레는 사랑코트전망대서 직선 거리로 26㎞. 네팔 사람들은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보다 더 신성하게 여긴다. 힌두교도들에게 가장 추앙 받는 쉬바신과 부인 파르바티가 살았다는 곳으로 네팔 정부가 아직까지 등반허가를 내주지 않은 미답봉이다.

'곡식이 가득 찬 곳'이라는 풍요의 의미가 담긴 안나푸르나 주봉(8,091m)은 우리에게도 낮 익다. 국내 여성산악인으로서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했던 지현옥은 1999년 안나푸르나에서 추락하여 목숨을 잃었다. 히말라야 14좌 등정 대기록을 세운 엄홍길도 5차례 도전 끝에 등정한 봉우리다. 2010년에는 오은선이 올랐다. 세계를 떠돌던 여행자들이 왜 마지막 코스로 히말라야를 꼽는지 짐작이 간다.

페와호에 비친 그림 같은 안나푸르나

여명의 붉은 잔해가 꽃가루처럼 뿌려진 길을 되짚어 내려온다. 트레킹 길목에는 고산족들의 허름한 주택과 카펫을 만드는 초라한 가게, 소형 목각품을 만들어 파는 상점도 있다. 오래 전 모기떼의 극성으로 말라리아가 창궐하자 평야지대를 벗어나 히말라야 품에 기대어 산다. 발 아래로 페와호수와 물길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페와호에 비친 안나푸르나는 히말라야 관광 엽서와 팜플렛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명소다.

포카라에서 시작하는 대표적인 트레킹코스는 안나푸르나 등반대의 전진 베이스캠프인 ABC(Annapurna Base Camp)와 안나푸르나 산군 주변을 일주하는 안나푸르나 라운드 트레킹 코스. 전문 산악인들이 정상 등정을 준비하는 베이스캠프는 해발 4130m. 포카라에서 출발하여 베이스캠프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로 6일에서 8일 가량 걸린다.  

안나푸르나 라운드 코스는 안나푸르나봉을 중심으로 시계 방향이나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돈다. 중간에 해발 5146m의 쏘롱라를 거쳐야 하며 코스에 따라 10일에서 20일까지 소요된다. 2박3일 일정으로는 포카라→담푸스나 포카라→고레빠니→푼힐 전망대 트레킹 코스를 선호한다.

사랑코트전망대 트레킹을 제외하고는 트레킹 허가를 받아야 한다. 포카라의 댐사이드 입구에 위치한 '안나푸르나 자연보존계획협회' ACAP(Annapurna Conservation Area Project)에서 입산 허가증을 발급해준다. 여권과 사진 2장, 2000 네팔루피(약 2만7000천원)가 필요하다. 트레킹 시작 지점과 코스 중간 중간에 위치한 체크 포인트에서 입산 허가증을 검사한다. 포카라 곳곳에 있는 트레킹 용품점에서 등산화, 침낭, 윈드 재킷 등 기본적인 용품을 대여해준다. 가격에 다라 외국계 유명 제품 등 선택의 폭이 넓다.
-2011.05

서울칼럼니스트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