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533호 [칼럼니스트] 2010년 1월 12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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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대광란(大狂亂)


홍순훈 (칼럼니스트)
http://columnist.org/hsh


1.‘대유행’은 쥐뿔
2009년 4월부터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으로, 1918년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으로 전세계에서 몇 백만명이 감염됐었고 몇 십만명이 사망했느니 하며 정부, 언론 합작의 대국민 신종플루(新種flu) 겁주기가 시작됐다.
2009.8월27일 언론 보도가 겁주기의 백미인데, 국회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보건부라 칭함) 위원회에서 정부 자료를 인용하며 신종플루가 유행할 경우 사망자 1만~2만명, 입원환자 10만~15만명, 사회적 비용 27조6200억원 발생 운운하는, 듣는 국민 불안하고 공포심을 안 느낄 수 없는 내용이 나왔다.

이 글을 쓰는 이제 작년 4월 봄부터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순환하고 2010년 1월 소한까지 넘겼다. 과연 그동안 신종플루가 대유행했었는가?
보건부 산하 질병관리본부가 낸 12월31일자 ‘보도자료’(이하 수치, 금액 등 주요 사실은 이 자료를 인용함)를 보면, ILI[Influenza-Like Illness :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유사 증상자(類似症狀者)수]가 45주째(11월1일~7일)에 44.96%로 피크 찍고, 47주째(11월15일~21일)부터는 20%대로 급감했다.
이런 감소 이유를 관료들은 자기들이 신종플루를 잘 막아내서라고 풍을 칠지 모르나, 47주째인 11월16일은 서울 -4.1도, 춘천 -6도, 충주 -3.5도, 대전 -1도 등, 중부지방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싯점이다. 이것이 한반도에서 가을과 겨울의 경계 즉 환절기에 극성을 부리다 만물이 얼어붙으면 잠잠해지는 한국 독감의 특성이다. 따라서 신종플루란 쥐뿔도 아닌 ‘독감’ 바로 그것이란 결론이다.

그 결론을 사망자수가 뒷받침한다. 2009.12월24일 WHO는, 4월부터 12월24일까지 신종플루에 의한 전세계 사망자는 ‘최소 약 1만1516명’이란 엉거주춤한 표현을 썼다. 이들이 분명한 신종플루 사망자라 하더라도, 매년 전세계 사망자수 5,650만명의 5천분의 1도 안 되는 비율로 사망 원인을 신종플루라 쓰기조차 곤란하다. 왜냐하면 그렇게 사망 원인을 세분하다 보면 원인의 가짓수가 수천 수만개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마찬가진데, 2009.4월 이후 12월26일까지 신종플루에 의한 사망자수가 총 185명이다.(보도자료 12월31일자)
그런데 ①2008년도 한국 총사망자수 24만6천명 ②사망자 중 호흡기 결핵 2125명, 호흡기계통 질환 1만6018명 ③하루에 각종 질병과 사고로 674명 사망 ④매년 한국인 300만∽500만명이 고열, 인후통, 폐렴 등의 심한 감기류 질환을 앓는다는 사실과, 185명이란 숫자를 대비해 볼 때, 그 분율이 너무 미미하여 대유행에 의한(또는 대량) 사망이라 볼 수 없다.

2. WHO, 너 누구냐?
사건의 발단은, 세계보건기구(WHO)가 2009.4월26일에 긴급회의를 열고 멕시코인지 미국에서인지 발생한 돼지 인플루엔자(SI)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 우려 사안’이라 선포하면서부터다.
그 다음날인 4월27일에 WHO는 SI 경고 수위를 5단계로 올렸다. 이 날 한국 “농림수산식품부도 SI에 관련한 전문가 회의를 열고 SI를 ‘법정전염병’으로 새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는 보도가 ’연합뉴스‘에서 나왔다.

이 경고 수위니 단계니는 신종플루가 ‘대유행’을 했을 경우를 가정해서 WHO가 만든 것이고, 그걸 본떠 한국 정부도 ‘관심’ 등 4단계를 만들었다.
WHO는 자체 위기 대응을 1단계에서 6단계까지 정했는데, 1단계에서 3단계까지는 대유행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음’이고, 4단계는 가능성이 ‘중간~높음’, 5단계는 ‘높음~확실함’, 6단계가 ‘대유행’이다. 여기서, 대유행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음’에도, 1단계에서 3단계까지 나눈 것은 사람들의 거부감을 고려, 서서히 공포를 주입하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그리고 ‘대유행’의 정의가 ‘동일한 바이러스가 WHO의 다른 지역 내 하나 이상의 국가에서 집단발병을 일으킴’이다. ‘WHO의 다른 지역’은 그들 홈페이지에도 정확한 구분이 안 나와 있는데, 추측컨대 아프리카, 미주, 유럽, 동부지중해, 동남아시아 등 그들 지역사무소가 관할하는 광범위한 지역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리고 ‘하나 이상의 국가에서’란 예를 들면, 한,중,일,대만 지역사무소이면 거기서 어느 국가나 2나라이고, 그 2나라에서 ‘집단발병’ 즉 ‘2인 이상’이 발병하면 한,중,일,대만 지역 모두가 ‘신종플루 대유행’이 된다. 결국 한 대륙에서 4명만 신종플루 독감이 발생해도 ‘대유행’이다.

2009.10.26일 연합뉴스가, ‘신종플루 집단 감염 900곳...대유행 조짐’이란 제목을 뽑았다. 이 제목만 보면 몇 만 또는 몇 십만명이 집단으로 감염(또는 발병)됐고 동시에 ‘대유행 조짐’이 아니라 이미 대유행된 것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실상은 대부분 1천명이 넘는 학교에서 환절기에 2명 정도 독감 기운이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이는 아주 정상이고 학생 100%가 이상 없다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다. 이 2인 이상 '집단발병‘ 계산은 한국인 숫자 개념과 다르고 일종의 야바위다.(2009.12월31일자 보도자료 p.2)

위에서 WHO의 SI 경고 수위를 ‘본떠서’ 한국도 ‘관심’ 등 4단계를 만들었다고 썼는데, 본떴을 뿐이지 실제 내용은 다르다. WHO는 SI 또는 신종플루만을 대비한 것이지만, 한국의 ‘관심 => 주의 =>경계 => 심각’은 신종플루만을 대비한 것이 아니고, 해외에서 어느 신종전염병이든 발생만 하면 모두 이런 경고와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2009.4월30일자 보도자료 p.6). 이 의도가 뒤에 쓰는 상식을 벗어난 무지막지한 항바이러스제와 예방백신 구입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여기서 주요 의문은, 돼지 인플루엔자가 발생하자마자 어떻게 WHO와 한국 정부가 동시에 그 병에 대처하는 조치를 취했는가다. WHO가 우려 사안을 선포하기 전에 한국과 WHO 사이에 어떤 논의가 있었던 것 아닌가? 2009.12.29에 개정한 ‘감염병의 예방및 관리에 관한 법’에서나 ‘세계보건기구 감시대상 감염병’이 정해져 있지, 개정 전인 2009년 봄에는 WHO와 한국 과는 법적으로 아무 연관이 없었는데, 동시 조처가 이뤄졌다는 것이 이상하다.

3. 약물 대재앙
가) 타미플루 WHO가 SI 경고 수위를 5단계로 올린 다음날인 4월28일에, 정부는 국가재난단계 2번째인 ‘주의’로 격상시켰다. 그 이틀 후인 4월30일에는 추경예산 833억원을 긴급 책정하여, 당시까지는 일반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외국약품 타미플루 등 250만명분 630억원어치와 SI백신 130만명분 182억원어치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타미플루’는 2009년 내내 신종플루와 동의어처럼 어디나 따라붙었다. 9월에는 HSBC은행, 노바티스 등 외국계업체 그리고 선박용품 공급업체들이 타미플루를 불법 구입하였다 하여 보건당국이 수사 요청하고 검찰이 송치하느니 어쩌니 하는 언론 보도가 매일 대서특필됐다.
상식적으로는, 해외를 수시로 들락거리는 업체가 자사 직원용으로 독감약 구입했는데, 정부가 할 수고를 덜어줬다 칭찬은 못해 줄 망정 이를 마치 마약류나 취급한 중범죄자로 몰아붙이는 데는 뭔지 논리가 안 맞았다. 어쨌든 그 바람에 사람들이 타미플루가 무슨 전략물자나 죽을병 살리는 영약이나 되는 양 느끼게 만듦으로써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는 땡전 한푼 안 들이고 한국에서 최대의 제품 선전을 한 셈이 됐다.

12월3일 WHO는 ‘신종플루에 걸려 면역체계가 심하게 약해진 환자에게는 통상적인 오셀타미비르(타미플루 성분) 투약량이나 약효 지속력으로는 충분치 않다‘면서 ’투약을 지속하고 양을 늘려야 한다‘는 브리핑문을 그들 홈페이지에 실렸다. 12월3일이면, 앞에도 썼지만 약 1달여 전에 신종플루니 대유행이니가 소멸된 시점이다. 그럼에도 이런 시점에 타미플루- 자기들도 게면쩍었던지 오셀타미비르라고 슬쩍 이름을 바꿨지만- 소비를 강조한 WHO는 다국적 제약회사 로슈나 그 특허권자 미국 길리어드와 모종의 부적절한 커넥션이 있음을 강력히 암시한 것이다.

12월10일 보도자료 ‘Ⅲ. 항바이러스제 비축현황’을 보면,
2009년도에 항바이러스제 총입고량이 8,853천명분(타미플루 6,855천명분, 릴렌자 1,998천명분)이었다.
이중 12월9일 현재 질병관리본부 잔고량이 4,671천명분(타미플루 3,212천명분, 릴렌자 1,459천명분)이고, 지자체, 약국 잔고량이 1,331천명분으로,
한국 내의 총잔고량이 6,002천명분이었다.

이렇게 6백명분의 항바이러스제가 쌓여 있음에도 또 다시,
2009년12월 중(12.15~17일경)에 3,526천명분(타미플루 2,018천명분, 릴렌자 1,508천명분)
2010년 2월 중에 릴렌자 206천명분(‘09년도 계약 발주분)
2010년 상반기 2,500천명분(모두 타미플루)을 입고시켜;
6백명분을 2010년 상반기까지 더 쌓아 놓겠다고 한다.
거기다 아예, 한국민들 신종플루나 달고 살라는 뜻인지, 2010년 하반기에도 5백50만명분(모두 타미플루)을 더 구매할 예정이라 한다.

사람 살리는 약이라 해서 수호천사가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고 다 혈세가 투입되는데, 어디에 얼마가 들어갔는지 세부적으로 밝혀진 것 없이 두루뭉수리다. 뭉수리대로 그냥 써 보면,
ㅇ 질병관리본부 2009년도 예산 2,421억원
ㅇ 2009. 4월30일 SI에 대한 추경예산 833억원
ㅇ 2009. 7월, 1300만명분 신종플루 백신 예산 1,930억원
ㅇ 2009. 9월 초 서울시 신종플루 예산 편성 500억원
(500억원 중 신문 33개 등 신종플루 예방홍보비--20.5억원)
ㅇ 2010년 신종플루 예산 1,719억원으로 책정

MB권력배들 무슨 통큰 내기를 하나, 4대강을 둘러엎지를 않나 6백만명분 약 창고에 쌓아놓고 또 6백만명분 주문을 하지 않나 아주 크게 논다.

나) 유효 기간 8월28일 보도자료의 ‘□유효기간 연장(약효 연장)’ 2번째를 보면, “식품의약품안전청 약효시험을 거쳐 비축 타미플루의 유효기간을 연장(84개월, 단 섭씨 25도 이하 보관 시)하였으며”라고 쓰여 있다.

84개월이면 만7년인데, 제조사가 7년 전까지만 유효하다고 명시한 약품을 창고에서 끄집어내며 섭씨 25도 이하로 보관했던 것이니 유효하다니, 이는 상식 차원을 넘어 정신과 의학에 있어서의 중증 장애다.
외국의 경우처럼 ‘약효연장 프로그램에 의해 유효성이 유지되어 유효기간을 연장’했다는데, ‘프로그램’이 약을 먹는 것인가, 사람이 먹는 것이지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정치꾼 및 보건관계 공무원들은 지금 위에 쓴 과다하게 구매한 약품을 금년에 못 쓰면 내년에 쓰고 내년에 못 쓰면 내후년에 쓰고 두고두고 쓴다는 발상이다. 어쩌다 한국이 똥장조차 구별 못하는 이 지경까지 됐는지 한숨난다.

4. 고뿔 선진국
5월18일과 10월28일자 보도자료에 의하면, 국내 첫 확진환자(여, 51세)의 호흡기 검체로부터 분리한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A/Korea/01/2009(H1N1)] 유전자 8종의 전체 유전자 암호와 염기서열을 확보하여 전 세계에서 3번째 - 이 3등이 국위 선양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로 미국 유전자은행(GenBank)에 등록했다고 한다.
거기에 토를 달기를, 한국 바이러스와 미국 바이러스와는 유전자 염기서열과의 연관성이 라고 했다. 이 내용만 보면, 미국 신종플루 바이러스와 한국 바이러스가 같다는 것인지 다르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다르다 볼 수 있는 이유는, HA는 ‘적혈구응집소(헤마글루타민)‘이라 하여 15종, 그리고 NA는 ’뉴라민분해효소(뉴라미니다제)‘라 하여 9종이 자연계에 존재하여, 그 둘을 조합한 아형(亞型) 144개가 현재 발견되어 있다. 따라서 연관성이 1% 다르면 다른 아형이다. 쉽게 표현하면, 사람과 침팬지의 유전자 배열 차이가 단 1.5%인데, 그 차이의 결과는 완전히 다른 동물이 되는 것과 같다.

그런데 또 다르다는 이유가 말이 안 되는 것이, 위에 쓴 국내 첫 확진환자(여, 51세)는 2009.4.19~25일에 멕시코시티 남부인 모렐로스 지역에서 봉사 활동을 하다가 4월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던 수녀다. 그 수녀는 고열과 기침, 콧물 증상이 있어, 4월28일에 보건소에 신고하여 검체(檢體)를 채취, 검사하고, 5월2일에 신종플루 감염자로 최종 확정됐었다. 그에 따라 WHO에 14번째 신종플루 감염자 발생국으로 보고했던 사실이 연일 언론에 크게 보도됐었다.
여기서 포인트는, 그 수녀 몸에 들어있던 바이러스는 ‘멕시코 바이러스’ 아니냐는 것이다. 4월26일에 입국하여 4월28일 보건소 검체 채취시까지 단 하루 이틀 사이에 멕시코 바이러스가 한국산으로 변이될 수는 없다. 따라서 MX유전자는 물론 HA, NA유전자도 99%가 아닌 100%, 기타 보도자료가 %를 밝히지 않은 NP, MP, NS, PB1, PB2 등도 모두 100% 일치돼야만 과학인데, 그렇지 않다니 귀신 곡할 노릇이다. 5. 믿거나 말거나 검사
신종플루 사태 진전에서 가장 못 믿을 부분이, 위 유전자 검사와 같은 성격인 신종플루 감염 여부를 가리는 검사였다. 먼저 총계 몇 명이나 감염검사를 받았는지의 통계조차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면봉을 수거해서 검사한 곳도 ‘녹십자의료재단, 서울의과학연구소, 이원의료재단, 네오딘의학연구소, 삼광의료재단’ 몇 군데만이 알려졌었고, 7월 말까지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 Realtime KT PCR 장비를 도입한다고 한 것 정도가 전부다.
이 정도의 검사 장소와 장비를 가지고, 거점병원 수 백개 및 각지 보건소에서, 적어도 하루 수만개, 많게는 20~30만개씩 쏟아져 나오는 검체를 어떻게 Realtime KT PCR로 검사하고 바이러스 배양을 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이 밝힌 확진 검사 방안을 보면, 검체에서 RNA를 추출하고, DNA를 증폭하고, 1단계로 6종의 유전자를 검사하고 2단계로 검색시험하고 확인단계를 거치고 등 대단히 복잡하다.
과거부터 익숙했던 검사 기계도 아니고 신종플루 유행에 맞춰 새로 도입한 기계- 이 사실도 확실하지 않다- 인데, 이를 가지고 단기간에 1천만개(2009.12.10일 현재 예방접종자 7백만명을 근거로 추정한 대략의 수치)의 검체를 분석했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하면서도 불가사의한 일이다.

2009.12월10일자 보도자료에, “확진검사 없이 신종플루 의심환자에게 처방 및 투약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라 쓰여 있다. 결국 검사가 무의미함을 정부도 인정한 것이며, 피 같은 돈 10만~20만원 바치고 아까운 시간 허비한 사람들만 바보됐다.

6. 독감이 재난?
신종플루를 다룬 2개의 조직이 있었는데, 하나는 보건부 산하 ‘질병관리본부’고, 또 하나는 2009.11월3일에 국가 재난단계를 최고 등급인 ‘심각(Red)’으로 격상하고 그 다음날인 11월4일에 설치한 행정안전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이라 표기함)다.

중대본은 그들 홈페이지에,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제14조에 근거하여 설치되는 대규모 재난 관리를 위한 비상설 조직으로 정부의 신종인플루엔자의 확산 및 차단 대책을 총괄 조정하는 기구’라 표현했다.

위 법 제14조 요점은, ‘대규모 재난의 예방, 대비, 대응, 복구 등에 관한 사항을 총괄, 조정하고, 대책본부장은 행정안전부장관이 된다’는 것이다.
위의 ‘재난’이 무엇인지는 동법 제3조에 ‘국민의 생명, 신체 및 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이라 정의했고, 그 구체적 세목으로,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낙뢰, 가뭄, 지진, 황사, 적조/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 화생방사고, 환경오염사고/ ㉰에너지, 통신 등 국가기관 체계의 마비, 감염병 확산/으로 정했다.

신종플루 ‘중대본’은 위 세목 중 제일 마지막에 쓴 ‘감염병 확산’에 의해 설립됐음이 분명하다. 여기서 모순이 생기는데, 하나는 신종플루 즉 독감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큰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또 하나는 감염병은 보건부 관할이지 행정안전부와는 실제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 의미는 질병관리본부 하나로 그리고 하나만이 재난 즉 감염병 확산 대비에 충분하고 그리고 가능하지, 위에 쓴 하고 많은 재난은 젖혀두고 매년 발생하는 독감에까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했다는 것은 과잉 대응이었다는 것이다.

혹자는 1918년 스페인 독감을 또 다시 들먹일지 모른다. 그러나 별다른 위생 및 보건시설이 없어 원시에 가깝고 조선 사람 대부분이 영양 실조에 처했던 당시와 현대는 너무 다르다. 그리고 현대인은 유독한 환경 속에서 독성이 강한 식품을 상식하기 때문에 과거와는 체질이 바뀌어 독감 바이러스 정도에는 몇 만 몇 십만 단위로 사망할 가능성이 전무하다. 실현 가능성이 없는 데 국력을 낭비하는 것은 무지렁이 권력이다.

7. 법도 없는 감염병 대책
위에 ‘감염병 확산’이 ‘재난’이라 했는데, 그 감염병(과거의 전염병을 바꾼 명칭임)도 경중(輕重)을 가려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정해 놓은 법이 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로, ‘제1군감염병’-콜레라, 페스트,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은 발생 또는 유행 즉시 방역대책을 수립하는 것, ‘제2군감염병’-디프테리아, 백일해, 파상풍, 홍역.... 등은, 예방 접종을 통하여 예방 또는 관리가 가능한 것, ‘제3군감염병’- 말라리아, 결핵, 한센병, 성병..... 인플루엔자,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등은 간헐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어 그 발생을 감시하고 방역대책의 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분류돼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신종플루는 ‘제3군감염병’인 인플루엔자에 해당된다. 따라서 그 발생을 감시하고 방역대책만 수립하면 되지, 천문학적인 세금을 지출하며 방역을 실시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렇게 실시하려면 법을 개정하여 인플루엔자인 신종플루를 ‘제1군감염병’으로 격상시키든지 또는 어떤 특별 지정을 해야 된다. 그렇게 해야만 될 이유는, 아무리 국민의 생명에 관계된 것일지라도 예산 집행에는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된다는 것이고, 또 하나 이유는 국민의 생명을 빌미로 한 보건부 등 권력자들의 권력 남용을 방지하고 그에 따른 부패를 견제하려는 것으로 봐야 한다. - 실제로 지난 12월16일 스위스의 WHO총회에 참석한 보건부장관이 웬 뚱딴지 같이 수족구병, A형간염(이 병들은 현재 법정 감염병이 아니다) 대책 운운하고 있다.

필자는 신종플루 예방주사를 전국민을 대상으로 놓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어떤 법적 근거가 있나 하여 그 동안 쏟아져 나왔던 언론 보도와 보건부 및 행정안전부의 홈페이지에 뜬 보도자료를 거의 빠짐없이 뒤져 봤다.
그 결과, 2009년4월27일 ‘농림수산식품부가 돼지 인플루엔자(SI)에 관한 전문가 회의를 열고, 고(高)병원성 SI를 ‘법정전염병’으로 새로 지정하기로 했다’는 ’연합뉴스‘ 보도와, 8월21일자 보건부 보도자료에 ‘전염병예방법 전부개정법률안 입법예고’를 찾았다.

이 ‘입법예고’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국회의 ‘법률지식정보시스템’에 올려져 있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찾아 보니, 이 법은 2008년2월29일에 일부 개정됐었고, 그 이후 아무 법 개정이 없다가 2009년12월29일에야 입법예고된 대로 전부 개정됐다. 그런데 이 개정된 법이 즉시 시행된 것이 아니고, 시행일이 2010년 12월30일이다.

이 2010년 시행 법에서야 제2조 8.에 ‘세계보건기구 감시대상 감염병’이란 규정이 붙었지, 구법(현행법)에는 세계보건기구에 관한 어떤 구절도 없다. 결국 정부 특히 신종플루 관계자들은 아무 법적 근거 없이 2009년 내내 ‘주의, 경계, 심각’ 나발불며 국민들을 겁주고 전국민 예방접종이란 경악할 일을 저질렀다는 결론이다.

8. 전국민 주사놓기
신종플루 예방 대책이 아무 법적 뒷받침 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그럴 테지만, 정부는 보도자료에 “예방접종은 기본적으로 본인의 자발적인 동의하에서만 실시”라 써 놨다. 이 의미는 정부가 예방주사를 놔 주기는 놔 주되 그 후유증에 대해서는 자기들 책임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12월31일자 보도자료에 의하면, 초중고교 학생 612만명, 영유아(6개월~미취학) 139만명, 임신부 16만명이 예방백신을 접종받은 것으로 돼있다. 이 초중고교 학생 및 영유아가 ‘본인의 자발적인 동의하에서만’ 예방접종이 실시됐겠는가?
2009년 9월 질병관리본부 발행 ‘전국 보건소 교육’ 책자 중 '백신접종관련 Q&A'의 Q2만 봐도 ‘학교에서 증명서를 가지고 오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나와 있다. 이 의미는 학생들이 예방접종을 맞지 않을 수 없게끔 주위로부터 직간접적인 압력을 받았다는 의미다.

보도자료 12월17일자를 보면, 예방백신 접종 계획에 잡힌 의료인 43만명 중에 38만명(89.3%), 전염병 대응요원 11만1천명 중에 7만8천명(70.6%)밖에 접종을 안 받았다. 만약 실제로 신종플루가 발생했었다면, 이들에 의해 ‘대유행’됐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들이 10~30%나 미접종이었다는 것은 예방접종이 그만큼 무의미하고 또 부작용이 크다는 의미다.
그런 세부적 내용은 인터넷 한번만 클릭해도 수두룩 쏟아지는 것이니 여기서는 생략하고, 다만 2008년 4분기에 환자에 대한 주사제 처방을 한국 22.7%, 미국 5%, 스웨덴 1% 했고,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을 한국 55%, 미국 47%, 말레이시아 26%, 네덜란드 16% 했다는 것만 쓴다.

9. 타산지석 우크라이나
2009년 신종플루 대광란에 우리가 놓칠 수 없는 한가지 사실이 있다. 러시아와 유럽 사이를 잇는 가스관을 겨울철만 되면 잠겄다 열었다 하며 쥐새끼 같이 이익을 찾아먹는 우크라이나 얘기다.
이들도 신종플루 확산에 따라 2009.10월30일 비상내각회의를 소집하고 국가 비상조치를 발표했다. 그 조치의 핵심은, 초중고 대학 등 모든 교육기관은 3주간 휴교, 모든 공연, 영화 상영, 각종 공공집회를 3주간 전면 금지로 사람 모이는 것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이런 비상사태가 벌어졌으니, 2010년 1~ 2월 예정인 대통령 선거(예선 및 결선)를 연기해야 된다는 현집권자들의 여론몰이를 언론이 보도했다.

2009년11월17일에는, 신종플루보다 훨씬 치명적인 변종 인플루엔자가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거기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11월2일까지 70여명 사망뿐으로 신종플루라 이름 붙인 독감이 수그러지자 변종 운운하며 그보다 더 센 놈을 끌어다 붙인 것이리라.

11월9일에 한국 외교부 인도지원과의 ‘우크라이나 신종플루 피해에 대한 긴급 인도적 지원’이란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5만불 상당의 긴급구호품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다는 내용인데, 인도적인지 뭔지는 모르겠고 꼭 영구집권(永久執權) 수업료처럼만 느껴진다.

-2010.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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