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510 [칼럼니스트] 2009년 6월 9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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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지구' 작은 실천으로 풀자

이규섭 (서울칼럼니스트모임회원, 시인)
http://columnist.org/kyoos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C40 세계도시 기후 정상회의’에 맞춰 서울시청 앞 광장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모래시계가 설치되어 눈길을 끌었다. 8m 높이의 대형 모래시계 위쪽 푸른 지구본에서는 모래대신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아래쪽엔 물에 반쯤 잠긴 건물들이 비스듬히 기울어 있는 조형물이다. 지구온난화로 물에 잠긴 도시를 상징하는 모래시계는 기후변화에 대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줬다. ‘C40’는 2005년 켄 리빙스턴 당시 런던시장의 제안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 안팎을 차지하는 주요 대도시들이 기후 변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세계 41개국 80개 도시 시장단과 대표들은 나흘 간의 열띤 토론 끝에 ‘저탄소 도시(low-carbon city)’로 만들자는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도시마다 단계별로 감축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여 행동으로 옮긴 뒤 이행 성과를 차기 C40대회(2011년 브라질 상파울루) 때 보고하도록 하는 등 실천의지가 담겼다.

기후변화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국립 기상연구소가 1908년부터 100년 동안의 서울기후변화를 분석해본 결과 여름이 32일 길어지고 겨울은 34일 짧아졌다고 한다. 서울이 더워지고 있다는 징후다. 서울의 기온 상승 폭은 전 세계 기온 상승 폭보다 3배 이상 빨라 온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 됐다. 올 봄에도 수은주가 30도 웃도는 날이 많아 봄은 짧고 여름이 빨리 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서울의 여름이 길어진 것은 지구온난화와 도시화 현상 영향이다. 이러다간 앞으로 100 년 뒤 서울이 아열대기후로 변해 가로수가 야자수로 바뀌지 않을까 우려된다.

2012년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영국 런던은 대기오염과 온실가스를 줄이려 하이브리드버스를 늘리고 수소자동차로 교체하고 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줄이는 목표를 세우고 태양광발전소를 늘리고 자전거이용을 권장하는 등 세계의 도시들은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서울시도 신재생에너지 투자,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설, 도로 다이어트를 통한 자전거도로 확대 등 서울형 녹색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세계적인 추세다. 2013년 ‘포스트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 앞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 산업계도 환경친화적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글로벌 녹색규제에 걸려 ‘최악의 수출 환경’을 맞을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환경의 날(5일)을 맞아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Think Globally, Act Locally)’는 브라질 리우 회의(1992년)의 명제는 여전히 진리다. 우리도 생활 속의 작은 실천으로 지구를 뿔나게 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한 번 쓴 수돗물을 재활용하는 중수도 설치가 번거롭고 돈이 든다면, 대중교통 이용, 냉난방과 샤워시간 줄이기,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 플러그 뽑기 등 친환경적 생활을 습관화하는 지혜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2009.06.05 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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