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437 [칼럼니스트] 2008년 6월 14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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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투명 물고기 글래스 캣피쉬
김소희 (수필가, 동물 칼럼니스트)
http://columnist.org/animalpark



‘반투명 인간’이 되는 꿈을 꿔본 적 있는지…. 이는 우리 몸의 근육, 뼈 또는 장기만이 보이는 형태의 인간 모습이다. 그런 상태의 사람들이 길거리를 돌아다닌다면 공포영화를 따로 볼 필요가 없을 만큼 섬뜩하겠지만, 좋은 점도 많을 것이다. ‘반투명 물고기’를 통해 그 장점을 찾아보자.

글래스 캣피쉬라는 녀석이 있다. 우리말로 바꾸자면 ‘유리 메기’(Glass catfish)쯤 된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몸이 유리처럼 투명해서 뼈와 내장이 고스란히 들여다보이기 때문이다. 이 녀석들한테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다 먹고 뼈만 남은 생선구이를 떠오르게 할 만큼 머리 부위와 내장, 뼈만 빼고는 온몸이 투명하다.

글래스 캣피쉬가 투명한 이유는 색소(물체의 색깔이 나타나도록 해 주는 성분)가 없기 때문이다. 피부도 워낙 얇아 빛을 비추는 방향에 따라 몸에 아름다운 무지개 빛이 감돌기도 한다. 비늘이 없는 탓에 물의 온도와 수질에 굉장히 민감해서 아주 깨끗한 민물에서만 살 수 있다. 얼마나 투명한지 두근두근 심장 뛰는 모습은 물론, 헤엄칠 땐 등뼈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다.

만약 사람의 몸이 이 물고기처럼 투명하다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우선 우리 몸이 어떻게 자라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과학시험에 인체 관련 문제가 나온다면 즉석에서 답을 찾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방금 먹은 빵이 어디쯤 도착해 있는지도 알 수 있고, 방광 크기를 보고 화장실 갈 시간을 예측할 수도 있겠다. 암세포가 생겨도 금방 알 수 있고, 각종 장기들이 안녕한지, 부러졌던 뼈는 잘 아물고 있는지, 어느 쪽 뇌혈관이 얼마나 막혔는지 등 고통스러운 수술이나 검사 없이도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미리미리 알 수 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암세포가 퍼지는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유전자 조작으로 투명개구리나 투명물고기를 만들고 있다. 완전히 ‘속 보이는 일’인데,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정보] 원산지는 동남아시아… 몸 길이 15cm까지 자라

메기과에 속하며 고스트피쉬(ghost fish)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말레이 반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의 민물이 원산지. 몸길이는 자연 상태에서 15츠 정도까지 자라지만, 보통 수족관에서는 그보다 작은 10~13cm 정도다. 5~10마리 정도 무리를 이루어 생활한다. 모기유충 등 살아있는 먹이를 더 좋아하지만 사육하는 경우 일반 먹이에도 적응한다.

- 소년조선일보 2008.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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