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420 [칼럼니스트] 2008년 4월 19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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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PC를 누가 훔쳐보고 있다면?

이재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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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쓰다 보면 바이러스가 침투돼 고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의 서버가 해킹을 당해 다운되는 일도 허다하다. 이 모두가 해커와 같은 못된 사람들의 소행이다. 컴퓨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나름대로 방비책을 세우고 있지만 초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하나포스닷컴이 최근에 조사한 결과는 놀랍기만 하다.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2주동안 네티즌 2천24면을 대상으로 “누군가 당신의 PC를 훔쳐본다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었더니 무려 8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10명 가운데 9명가량이 자신의 PC를 제3자가 몰래 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답변자의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지 설마 실제로 그렇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비율이 88%라면 너무 많은 숫자임에는 틀림없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매일같이 컴퓨터를 쓰면서 이처럼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지금의 정보화사회에서 컴퓨터는 의·식·주 못지않게 중요한 인간생활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하루라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안 입고 안 먹는 것 이상으로 불편을 느끼게 된다. 그런 컴퓨터가 나도 모르는 남에 의해 감시를 당하고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도 PC의 보안을 위한 대비책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조사에서 “시중의 무료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해 대비한다”는 응답이 67%로 가장 높았지만, “바이러스에 무방비 상태”라고 답한 사람도 9%나 차지해 아직까지도 보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도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바이러스에는 무방비 상태이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는 그냥 참다가 문제가 심각해져서야 전문가에 맡기고 있으니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 설문조사에서 87%가 “시중의 백신 프로그램을 이용한다”고 답변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웬만한 회사에서는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사내에서의 컴퓨터는 얼마든지 ‘제3자’에 의해 감시당할 수가 있다. 자신이 책상 위에 놓여있는 컴퓨터로 게임이나 e-메일보내기 등 개인적인 일을 보다가 즉시 ‘중지명령’을 받기도 한다. 이런 경우야 회사니까 그렇다고 이해를 할 수 있다.

만약에 가정에서 게임이나 채팅을 하던 중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얼마나 놀라게 될까. 나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채팅을 하지 마시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생각해보라 . 누구라도 소스라치고 말 것이다. 이 정도라면 내 자신이 발가벗겨진 채 남들에게 노출돼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가정에 침입하는 도둑을 완벽하게 막아낼 수 없듯이, 컴퓨터에 침투하는 바이러스를 빈틈없이 막아내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런 일을 당하지 않으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는다면 정말 잘못된 일이다. 설문조사 결과에 놀라고만 있을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백신프로그램을 다운 받는 방법부터 알아야 하겠다. <08.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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