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406 [칼럼니스트] 2008년 2월 21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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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디바이드
박강문    (대진대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http://columnist.org/parkk


‘정보 격차’로 번역되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evide)라는 말은 이제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다. 대체로 이 말은 인터넷을 이용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가르는 말로 쓰인다. 디지털 디바이드는 국회의원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다. 홈페이지에 자신의 의정활동 상황을 소상하게 정리해 놓고 귀찮을 정도로 유권자에게 이메일를 보내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이런 것과는 담을 쌓고 있는 의원도 있다.

나는 대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이 디지털 디바이드 문제를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요즘 젊은이치고 설마 인터넷이야 모르지 않겠지 하는 통념이 사실은 커다란 편견일 수 있으며 이 통념에 따른 요구가 어떤 학생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인터넷 카페를 열어 이곳을 통해서 발표하고 토론하고 과제를 제출하도록 하고 바로바로 피드백을 보내면 학생들이 좋아한다. 그런데 이 카페를 모든 학생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카페 가입하는 방법조차 모르거나, 디지털에 관련된 것이면 뭐든지 지극히 싫어하거나, 카페에 접근할 시간이 없는 학생이 한 반에 서넛은 있다.

디지털 디바이드의 부정적인 한쪽 끝에 있는 학생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고민거리다. 처음에는 그런 학생들을 학습에 성의가 없는 학생으로 간주하였으나,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안 뒤부터는 그렇게 간단하게 처리할 것이 아니라고 보게 되었다.

출석일수를 아슬아슬하게 채우면서 아르바이트에 시간을 빼앗겨야 하는 학생의 경우에는 인터넷 학습 카페가 빠진 수업을 따라잡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다 그런 것도 아니다. 컴퓨터를 구입할 형편이 안 되면 학교 도서관 컴퓨터를 이용하면 되는데 거기 다가가는 것마저 여의치 않은 학생이 있다. 디지털 아닌 방법을 허용하는 등 사정을 감안해 준다 해도 한계가 있다. 고민은 학기마다 되풀이된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8.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