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402 [칼럼니스트] 2008년 1월 25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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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난로를 쓰던 때
박강문    (대진대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http://columnist.org/parkk


알라딘 난로를 기억하는 이라면 이 난로와 함께 겨울 난방이 빈약했던 시절을 함께 떠올리게 될 것이다. 지난 시절 대부분의 아파트는 개별연탄난방이든 중앙공급온수난방이든 바닥에 온기가 공급되지 않는 거실이 추울 수밖에 없었다. 이 시절 영국제 알라딘 난로는 비쌌는데도 연탄가스 중독 위험이 없고 등유 타는 냄새가 적어 거실 보조 난방용으로 인기가 있었다.

내가 1980년부터 한 동안 썼던 알라딘 난로는 이제 베란다 한쪽으로 밀려나 먼지를 쓰고 있다. 우아한 모양과 비싼 값에 비하면 알라딘 난로의 열량은 신통치 않았다. 이제 생각하면 영국 같은 데서는 쓸 만할지 몰라도 우리나라의 매서운 겨울 추위에 대비할 만한 물건은 아니었다.

알라딘 난로는 표면이 옥색 법량칠 돼 있고 원통형 몸통 아래쪽에 운모창이 있어 특유의 파란 불꽃을 볼 수 있었다. 겨울철이면 가래떡을 구워 먹으면서 그 불꽃을 바라보고는 했다. 이 난로는 이제 보기 힘들다. 혹시 이것을 나처럼 아직도 집 한 구석에 두고 사람이 있을지,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쓰고도 있을지, 소모품인 심지는 구할 수 있을지, 궁금하여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알라딘 난로’를 검색하자 놀랍게도 많은 정보가 줄줄이 나왔다.

알라딘 난로에 얽힌 추억담들을 읽을 수 있었다. 이 난로 수집가도 있고, 운치를 즐기려고 이 난로를 쓰는 이까지 있다는 것도 알았다. 수입품인 심지의 판매에 대한 정보도 있는데, 정품 심지라는 것은 5만원이 넘었다. 헌 알라딘 난로 값 20만원대를 생각하면 심지는 꽤 비싸지만 지금도 구할 수 있다니 반가웠다.

웹서핑의 한 가지 재미는 가끔 과거로 돌아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추억의 창고 구실을 인터넷이 한다. 인터넷을 통해 알라딘 난로 시절로 돌아가는 즐거움을 오늘 맛보았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8.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