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97 [칼럼니스트] 2007년 12월 12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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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해진 네티즌
박강문    (대진대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http://columnist.org/parkk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네티즌이 조용하다. 네티즌이 이렇게 얌전해진 원인은 선거법에 있다. 선거는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인데도, 바로 그 선거를 위해 일정한 기간 국민의 참정권이 제한돼야 한다는 것은 이상하다.

선거법은 선거 운동 기간인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 당일까지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의견을 자유로이 발표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누구든지’·‘이 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런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선거법은 위 선거 운동 기간에 실명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를 나타내는 글을 언론사 인터넷 게시판이나 대화방 등에 올릴 수 없게 하고 있다. 포털들이 이따금 갑자기 가입자에게 글을 올리려거든 주민 등록 번호를 먼저 대라고 하는 것도 선거법 때문이다.

정보를 가장 갈망하는 쪽은 누구이며, 정보의 흐름에서 되도록 비켜 있고 싶어하는 쪽은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자.

앞쪽은 기업, 언론사, 학자들, 그리고 일반 국민일 것이다. 뒤쪽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이 많은 사람들이나 조직일 것이다. 정보 기관은 업무 특성상 양쪽에 다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이 누려야 할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제한하는 이 선거법을 만든 사람들이 국회의원들이다. 국민의 대표가 이 법을 통과시키면서 아무렇지도 않았다면 정말 이상하다. 그들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이 많아선가.

극성스러운 한국의 네티즌은 선거 때만 되면 얌전해져야 한다. 인터넷 세상이 한 해에 몇 달은 조용해지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2007.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