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78호 [칼럼니스트] 2007년 7월 11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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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협상(11끝) : 한미FTA 5대 불가론


홍순훈 (한-러 합영회사 코야쿠츠콥 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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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제10편) 한미FTA 5대 불가론, 첫째 국가의 자주성 상실, 둘째 국가 조직 붕괴에 이어 다음을 쓴다.

세째, 한미FTA는 한국민을 안팎곱추 형태로 굳힌다.
2007년 6월30일 미국에서 한미FTA 서명식이 있은 것 말고도, 그 날 한국민들의 생존에 관계된 사건이 잇달아 벌어졌었다.
즉 대북 지원 쌀 40만톤 수송이 군산항에서 시작됐다. 그 경비가 3천849억원 내외라고 보도됐다. 또 그 날 개성에서 열린 남북경제협력회의에서 중유 5만t 대북 제공을 2주일 내에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그 비용은 ‘200억원을 웃돌 전망’이란 보도였다.

지난 10여년간 남북한과 미국과의 관계를 보면 뚜렷한 하나의 패턴이 있다. 반역원조 김대중과 그 후계 노정권이 북한에 ‘퍼주기’를 하면, 그에 상응하여 미국은 패트리엇 미사일, 이지스함, F-16 전투기 등 무기를 한국에 강매하거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시키거나 이라크 파병을 요청하는 등 반드시 한국으로부터 이득을 취해갔다.

이를 바꿔 표현하면 ‘빼가기’인데, 6월30일 벌어진 일들이 이에 꼭 들어맞는 예다. 즉 노정권이 북한에 쌀과 기름을 퍼준 대신, 미국은 한미FTA 서명을 뺏은 것이다. 그리고 한미FTA 타결 발표 직전인 3월26일 ‘친미도 하고, 친북도 해야 된다’는 노씨의 말을 실천한 것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미국이 별 어려움 없이 ‘빼가기’를 했다. 그렇지만 2006년 말 현재 한국의 국가 채무가 283조5천억원에 이르고, 가계 역시 엉망진창인 것이 2007년 3월 말 현재 가구당 부채가 3천668만원으로 사상 최대며, 사채시장에서 고리채를 쓰는 사람이 329만명이나 된다 한다.
상황이 이러니 군사만을 빌미로 한국에서 이익을 취하는 데 한계가 왔고, 이 어려워진 ‘빼가기’를 다변화 그리고 제도화한 것이 한미FTA다.
결국 이 ‘퍼주기-빼가기’ 양면 부담은 한국민 특히 서민들이 옴팍 뒤집어 쓸 수밖에 없는데, 이 서민들의 슬픈 형상이 가슴과 등을 동시에 얻어맞는 안팎곱추와 영락 없다.

네째, 한국은 미국의 쓰레기장, 시험장, 투기장이 된다.
FTA찬성론자들은 한미FTA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분야를 자동차로 꼽는데 필자는 그 반대로 본다. 미국에서 폐기될 중고차가 한국으로 대량 수출되어, 한국 자동차회사의 사활까지 문제가 된다.
기타 특수-특장차, 건설 중장비, 의료 장비 등 미국의 기술-기계 중고품이 한국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의류, 가방, 골프도구 따위 중고 생활용품도 ‘명품’ 딱지를 붙이고 마찬가지로 들어온다. 폭력과 섹스가 주제인 양키 저급 문화가 한국 사회를 그들 문화 쓰레기장으로 만들었듯, 일반 상품도 한국 업자와 미국 업자가 제휴하여 마찬가지 장(場)을 만든다.

현대의 과학 기술은 못 만드는 것 없이 만들 정도로 발전했다. 특히 지금도 유전자변형식품(GMO)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런 안전이 확인 안 된 신개발 식품 및 화학품, 방사능 조사 제품 등이 ‘한미FTA 위생 및 식물위생위원회’의 ‘OK사인'만으로 거침 없이 수입되어, 한국은 미국의 신제품 시험장이 되고 따라서 한국인은 미국 과학 기술의 몰모트가 된다.

한미FTA에서 노정권(협상단)의 가장 노골적인 매국짓은, 투자, 금융, 우체국, 보험 등 돈이 도는 분야를 완전 개방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가 어찌 되리란 것은, 최근 수 조원의 투자 이익을 올리고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한국에서 철수하려는 ‘론스타’의 이른바 ‘먹튀’가 잘 말해 준다.
이런 ‘신기법(?)’으로 미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돈을 못 벌면 무능력자로 취급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한미FTA는, 1840년대 골드러시 이후 일확천금을 노리는 미국 투기꾼들에게 최대의 노다지광을 마련해준 것이다.

다섯째, 신분제(계급제) 사회로 퇴행(退行)한다.
일제 때는 일본 유학가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며 고장의 자랑거리’로 출세가 보장된 코스였다. 이제 일본 유학보다 더 유리한 신분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미국 대학 졸업하고 그 곳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따는 것이다.
한미FTA협정의 ‘내국민대우’가 그렇게 정해놨는데, 미국 시민이든 한미 이중 국적자든 미국에서 어떤 제약을 받지 않음은 당연하고, 한국에서의 활동에도 불이익은커녕 오히려 순수 한국인보다 훨씬 더 유리하다. 따라서 이제부터 ‘자식 교육은 무조건 미국에서’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혜택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가다. 생존조차 급급한 대다수 서민들은 불가능한 얘기며, 현재 한국민 10% 정도랄까 상류층만이 가능하다. 이 의미는 사람과 사람 간에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생긴다는 뜻으로, 이 벽이 바로 신분제 또는 계급제 사회의 특징이다.
이런 사회는 필연적으로 양반/상놈 신분 세습이 이뤄지는데, 한미FTA는 이 고약한 1, 2백년 전 구체재로 역주행하는 ‘악마의 밀약(密約)’이다.

‘미제는 똥도 좋다’가 결코 아니다. <끝>

2007.07.10 인용, 전재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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