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77호 [칼럼니스트] 2007년 6월 29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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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협상(10) : 한미FTA 5대 불가론


홍순훈 (한-러 합영회사 코야쿠츠콥 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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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945년 해방 이후 점령군이란 특수한 지위로 한반도에 진출했다. 그 후 60년 넘게 그래왔듯 현재도 수만명의 군대를 한국에 주둔시키고 있다. 따라서 한미FTA가 아무리 관세 철폐를 목적으로 하는 경제 조약이라하지만, 그 영향이 경제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고 한국의 전조직 전국민에게까지 심각한 압박을 가함은 당연하다.
그 영향을 칼로 무 자르듯 명확히 분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나, 글쓰는 자나 읽는이의 편의를 위해 5개의 소제목을 붙여 써본다.

첫째, 한미FTA를 맺음으로써 국가의 자주성을 상실한다.
요즘의 추가협상이란 것은, 마치 고대 그리스의 강도 프로크루스테스가 나그네를 붙잡아다 자기 집 철침대에 눕히고, 침대 길이보다 키가 작은 사람은 잡아늘리고 키가 큰 사람은 다리를 잘라버린 행위와 꼭 같다.
지역적으로도 전혀 지구 반대쪽에 위치하며, 경제적으로도 OECD국가인 한국과 중남미 개발도상국인 페루, 콜롬비아, 파나마 4개국을 ‘한동아리’로 묶어 미 의회 내부 문건 ‘신통상정책’이란 것을 꼭 같이 적용하겠다니 말이 되는가?

더구나 페루와 콜롬비아는 이미 협정문 서명까지 마쳤고, 한국도 협정문 공개까지 마쳤음에도 미국이 의회 핑계를 들어 각 국가들과 다시 추가협상이니 어쩌니 하는 것은, 프로크루스테스가 나그네를 가지고 노는 형상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더구나 강도의 부당한 요구를 단호히 배척은 못할 망정 오히려 협상이 깨질까 봐 전전긍긍하는 노정권(협상단)의 망령을 보는 한국인으로서는 참으로 처연하며 비통할 뿐이다. 이제 어느 국가가 한국을 수천년 역사를 가진 문화 국가며, 주권을 가진 자주국가라 인정하겠는가?

둘째, 국가 조직이 붕괴된다.
다음은 5.25한미FTA협정문에 나오는 공식 조직이랄까 기구다.
1. 공동위원회 - 의장 : 양국 통상장관
2. 패널 - 한미 양국의 국민 최소 6인과 제3국인 최소 8인이 후보
3. 상품무역위원회 - 하부 조직으로 통관소위원회를 둠
4. 농산물 무역 위원회 / 5. 섬유 및 의류 무역 사안에 관한 위원회
6. 의약품 및 의료기기위원회 / 7. 위생 및 식물위생사안에 관한 위원회
8. 무역에 대한 기술장벽 위원회 / 9. 무역구제위원회
10. 중재판정부 - 3인의 중재인으로 구성 / 11. 전문직 서비스 작업반
12. (금융서비스) 자율규제기구 / 13. 정부조달작업반
14. 노동협의회 / 15. 노동협력 메카니즘
16. 환경협의회 / 17. 환경 성과 향상을 위한 메카니즘
18. 한반도역외가공지역위원회 / 19. 공동수산위원회

이상의 것 말고도, 4.4FTA홍보문건에는, 조직인데, 적절한 경험을 가진 사인(私人)으로 구성. / 섬유-생활용품 한상(韓商)-- 미국에 설치하여 중소기업 해외무역 네트워크로 활용>까지 조직한다고 돼 있었다.

사실 지금 위원회 등을 명확히 규정해 둘 필요가 없는데, 그 까닭은 위의 <1. 공동위원회>에서 언제든 자기들 맘대로 “임시 및 상설 위원회, 작업반 또는 그밖의 기구를 설치하고 책임을 위임할 수 있다.”고 협정문 제22-2조 3항에 정해 놨다.

도대체 이런 국가 운영도 가능한 무수한 조직이 자유 무역(Free Trade)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지금껏 이런 조직이 없어 한국이 수출입을 못했던가? 2006년 5월 현재, 대통령 및 정부 소속 각종 위원회만 370여개, 기획단, 추진단 따위도 50여개에 이른다는 한 언론의 집계가 있었다. 그래서 ‘위원회공화국’이란 별칭이 붙었는데, 명실상부하게 노정권 임기 말에도 한 건 올리고 퇴장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번 위원회의 독성은 과거의 것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지독하다. 대국 미국이 인정하는 그것도 떼돈이 왔다 갔다하는 국제무역위원 감투 아닌가? 이를 차지하기 위한 권력층 또는 가진 자들의 싸움이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까지 박터지게 벌어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에 질세라 한-중, 한-일, 한-EU, 한-칠레 위원회 등 오만가지 감투도 난무할 테니, 100여년 전 조선이 멸망하기 직전, 왕은 행방불명, 내각도 유명무실, 잡것들만 차관이니 고문관이니 감투 쓰고 구더기 끓듯 설치던 무정부 상태와 조금도 다름 없게 한미FTA가 곧 재연한다. <계속>

2007.06.28
인용, 전재 허용 :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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