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62 [칼럼니스트] 2007년 5월 2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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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꾼들에게 손들다
박강문    (서울칼럼니스트모임회원,대진대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http://columnist.org/parkk


내가 운영하는 칼럼 사이트의 게시판 두 개를 마침내 닫았다. 악질 도배꾼들의 게시문을 지워대느라 넌덜머리가 나서였다.

없앤 두 게시판은 ‘독자 의견함’과 ‘손님 칼럼’이다. ‘독자 의견함’은 칼럼을 읽은 독자가 그것에 대한 의견을 자유로이 쓸 수 있도록 한 것이고, ‘손님 칼럼’은 이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나 앞으로 활동하고 싶은 이들이 자신의 글을 역시 자유로이 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목적에 맞는 게시문이 올라오는 것은 열에 하나도 안 되었다. 열에 아홉 넘어가 목적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건전치 못한 상업 광고들이었다.

“조건만남,섹파,애인대행은 ○○○○○.com에서...", "섹스파트너 검색 & 즉시만남 주선..." 따위의 뚜쟁이 사이트 안내, ”현찰게임! 현금게임! 머니게임의 지존...”, “맞고..포커..바둑이..게임머니를 실제돈으로 바꿔주는 곳!! 4월 업데이트!!!^^” 따위의 도박 사이트 광고, 비아그라ㆍ시알리스ㆍ레비트라 같은 약을 파는 장수들의 악다구니가 게시판을 뒤덮는다. 지우고 지워도 오르고 또 오르는 이런 광고가 ‘독자 의견함’ 에만 한 달 동안 7백여 건이었다.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사이트가 아닌데도 이 지경이었다.

간간이 게시판 데이터 파일을 복사해 이름을 바꾸고, 오염된 원래 것은 화면에 나타나지 않게 하여 악성 도배꾼들을 헛수고하게 만들면서, 하나하나 지워야 하는 수고를 덜기도 해 보았지만, 이 작업도 거듭하자면 꽤 귀찮았다.

양방향 의사 소통, 독자들과의 대화를 위한 통로를 사이트 개설 7년 만에 스스로 막았다. 악질 도배꾼들에게 손을 든 것이며, 사이버 세상에 걸었던 기대 하나를 접은 것이었다. 자동 프로그램을 쓰는 도배꾼들은 이런 아픔과 실망을 알까. 안다고 해도 그만둘 사람들은 아닐 것이라 생각하니 더욱 화가 치민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7.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