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58 [칼럼니스트] 2007년 4월 15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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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를 ‘자작’이라고 하자
박강문    (서울칼럼니스트모임회원,대진대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http://columnist.org/parkk


신문이나 웹 사이트에서 ‘UCC’라는 말을 만날 때마다, 그리고 내가 이 말을 써야 할 때마다 찜찜하다. 먼저, ‘왜 이것을 우리말로 바꾸어 놓지 못하는가’하는 불만 때문에 그렇다. 방송사나 전문 제작자가 아닌 일반 이용자들이 만든 디지털 영상 작품 등을 뜻하는 말로 새로 생긴 것이다 보니, UCC라는 말을 쓸 때마다 ‘user-created content’의 준말이라는 설명을 붙이거나 괄호 속에 ‘사용자 제작 콘텐츠’ 따위의 말을 집어넣는다. 어색하고 불편하다. 또 한 가지, UCC라고 불리는 것들에 ‘created’라고 할 만한 ‘창작품’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의문 때문에도 이 말 쓰기가 떨떠름하다.

UCC의 본딧말을 밝히는 것도 제각각이다. ‘user’와 ‘created’ 사이에 하이픈을 넣기도 하고 안 넣기도 하고, ‘content’라고 쓰기도 하고 ‘contents’를 쓰기도 한다. 위키피디아 등에서 보면 UCC의 본딧말은 ‘user-created content’다. 그리고 이제 미국에서는 UCC라는 말을 버리고 ‘user-generated content’의 준말인 ‘UGC’라는 말로 바꾸는 것이 대세다. 흘러넘치는 그 작품들에 창작품이 드물다는 실상을 반영한다.

UCC가 됐든, UGC가 됐든 우리말로 바꾸자. 그런데 ‘사용자 제작 콘텐츠’라고 하면 ‘사용자’가 노사 관계의 한쪽을 뜻하는 말로 자주 쓰이므로 적절하지 않다. ‘사용자’보다는 ‘이용자’로 써야 한다. ‘손수 제작 콘텐츠’, ‘손수 제작물’ 쪽이 더 괜찮은 셈이다. ‘손수 제작물’은 국립국어원이 권장하니까 이를 따르는 것이 가장 낫겠는데, 다만 ‘-물’은 ‘애정물’ ‘청춘물’처럼 일본식 조어의 느낌을 주니까 ‘손수 제작품’이 더 좋겠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우리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자작 수신기’를 자랑하고는 했다. 나는 ‘자작’이라는 말을 살려 ‘자작품’ 또는 이를 줄여서 ‘자작’이란 말을 쓸 것을 제안한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7.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