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55 [칼럼니스트] 2007년 4월 1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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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만 화소 카메라로 만족하기
박강문    (대진대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http://columnist.org/parkk


함께 여행한 분의 모습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전자우편으로 여러 장 보냈더니, 짜증 섞인 답장이 왔다. “사진이 너무 커서, 이리 밀고 저리 당겨 보느라고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 그림’에 저장해 놓고 불러 내면 화면 크기에 맞춰 나오니까 그렇게 해 보시라고 알려드렸다. 당초 사진을 줄여서 보낼까 하다가 인화할 경우를 생각해서 그대로 보낸 것이 잘못이었던 듯하다.

내 카메라는 200만 화소짜리여서 요즘 나오는 700만 화소짜리보다는 훨씬 작은 사진이 나오지만, 최대로 찍으면 1600×1200이 되는데 이것도 전자우편으로 보내거나 웹 사이트에 올리기에는 너무 크다. 전자우편이나 웹 사이트 용도로는 640×480보다 크지 않은 것이 좋다.

사진이 너무 크다는 불평을 들은 뒤부터는, 전자우편으로 보낼 때 아예 사진을 줄여서 보내기로 했다. 받은 분이 원래 크기로 다시 보내 달라고 하면 그렇게 하면 될 것이고, 괜히 ‘밀고 당기는’ 수고를 끼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새 기기에 늘 눈이 팔리는 내가 화소 수 많은 신형 카메라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구닥다리 저화소 카메라로 버티는 것은, 화소 수가 많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화한다 해도 엽서 정도 크기라면 1600×1200으로 충분하다. 전문가가 아닌 바에야, 그리고 전시회용 사진을 염두에 두지 않을 바에야, 고화소로 찍을 필요가 도무지 없다.

새 카메라 사가지고 화수 수 많은 것을 자랑하는 이에게 사진 크게 찍어서 도대체 무엇하느냐고 물으니, 씩 웃고 만다. 기기를 자주 바꾸는 오디오광은 대체로 음악 듣기보다는 기기의 성능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사진 쪽에서도 마찬가지 형국을 볼 수 있다. 사진 찍기보다는 향상되는 기기의 성능에 끌려 새 카메라만 나오면 바꾸는 사람이 있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7.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