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41 [칼럼니스트] 2007년 1월 23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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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대군인의 영예
박강문
http://columnist.org/parkk


미국의 장의사는 대개 웹사이트가 있다. 사이트에서 고인 이름을 클릭해 장례 장소와 일정을 알아볼 수 있으며 망자 추모와 유족 위로의 글을 올릴 수 있다. 신문의 부음난을 통해 사망 사실을 알릴 때는 장의사 웹사이트 주소를 밝힌다. 망자가 유명인이라면 기자가 쓰는 사망 기사가 신문에 실리지만, 신문에서 보는 일반적인 부음은 유족 요청으로 실리며 유료다.

신문에 실린 부음에는 펄럭이는 성조기 그림을 넣은 것이 많다. 이 그림은, 국가가 파견한 현역군인 두 명이 성조기를 접어서 유족에게 전달하고 진혼나팔을 불어주는 군대의식이 장례식순에 들어 있음을 나타낸다. 고인이 나라의 부름에 따라 한때 군대에 갔다 온 경우, 국가가 경의를 바치는 것이다. 이 명예로운 의식 서비스는 제대군인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신청 요령이 장의사 사이트마다 실려 있다.

고인이 제대군인이면 신문의 부음난뿐만 아니라 장의사 사이트의 해당 페이지에서도 미국 국기가 휘날린다. 고인이 참전했다면 명예는 더욱 우러러진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또는 ‘한국전 참전용사’라고 꼭 써넣는다. 이처럼 미국민 개인은 자신이 제대군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는 제대군인에게 존경심을 보인다.

군복무를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나라가, 그것을 개인의 무의미한 시간낭비처럼 여기는 사람이 있는 나라보다, 강할 수밖에 없다. 군복무를 귀중하게 여기지 않는 애국심이 있다면 그것은 가짜일 것이다.

‘한국전 참전용사’인 미국 제대군인의 부음을 볼 때마다 나는 한국인으로서 특별한 느낌을 받고는 하는데, 6.25 참전용사 유족에게 조의 표하는 일을 하는 자원단체가 생겨나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보다 우리 제대군인들이 제대로 대접받도록 하는 것이 더 급할지 모르겠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7.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