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35 [칼럼니스트] 2006년 12월 28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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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속의 당신(You)이 ‘올해의 인물

이재일
http://columnist.org/netporter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You(당신)’를 선정했다. 1982년 사람이 아닌 ‘PC(퍼스널 컴퓨터)'가 올해의 인물로 뽑혔는데, 24년이 지난 올해는 그 PC를 이용하는 사람, 즉 UCC(이용자 제작 콘텐츠)를 인터넷 공간에 열심히 올리는 네티즌이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타임이 말하고 있는 ‘You(당신)’는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같이 위대한 인물도, 고독한 천재도 아니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디피아(Wikidepia),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You Tube), 개인 블로그 사이트 마이스페이스(MySpace) 등 UCC에 자신의 열정을 쏟고 있는 평범한 네티즌들이다.

이들이야말로 타임의 평론가 레브 그로스먼의 말처럼 “전 세계 언론의 영역을 파고들고, 새로운 디지털 민주주의의 틀을 만든 것은 물론 자신들이 놀이에서만큼은 전문가들을 누르고 아무런 대가없이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지금 인터넷 공간뿐만 아니라 현실공간에서도 ‘1인 미디어’의 위력을 발휘하며 이 세상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름 모를 네티즌들이 한 술씩 보태 만들어가는 위키피디어는 내용이 틀렸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마음대로(?) 고칠 수 있는 독특한 편집방침을 갖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우려와는 달리 어느새 브리태니카를 압도하고 있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사전의 생명이라고 하는 ‘신뢰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어의 신뢰성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네티즌 스스로의 노력과 정성이다. 이는 인터넷의 문화적 특성의 하나인 ‘자율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개방성, 참여성, 공유성이라는 또 다른 특성은 네티즌들의 참여를 높이면서 ‘위키피디홀리즘(wikipediholism)’이라는 새로운 현상까지 초래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첫선을 보인 유튜브는 하루 평균 페이지뷰가 1억 건에 이를 만큼 미국인들의 최대 화두가 되었다. 지난달에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 때는 유튜브가 선거판도를 결정했을 정도이다. 수많은 블로거들이 입후보자들의 실수나 위선적인 언행 등을 즉가 유튜브에 올렸기 때문이다.

미국판 싸이월드라고 할 수 있는 마이스페이스 역시 미국은 물론 캐나다, 캐나다, 호주 등지의 네티즌들로부터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억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연예인과 네티즌들이 가입했을 정도이다.

UCC의 열풍은 우리나라에서도 거세게 불었다. 무명의 기타리스트 임정현씨(22세)는 캐논 변주곡을 록 버전으로 기타연주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8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덕분에 임씨는 하루아침에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UCC 스타'가 됐다.

그동안 영웅과 전문가들이 차지하고 있던 세상의 통제력은 이제 UCC로 무장한 ‘보통사람들’에게 넘어가고 있는듯하다. 이들 보통사람들, 즉 아마추어들은 프로페셔널의 권위를 차츰차츰 깨뜨리면서 이 세상을 한껏 변화시킬 것이다. UCC를 '시티즌 저널리즘의 총아'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 만하다.

타임은 1927년 세계 최초로 비행기로 대서양을 횡단한 찰스 린드버그를 올해의 인물로 뽑은 이래 매년 '올해의 인물'을 발표해 왔다. 1938년에는 아돌프 히틀러, 1979년에는 아야툴라 호메이니를 선정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의 인물로 ‘당신(You)’을 선택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것 같다.

-2006.12.26

서울칼럼니스트모임 http://columnis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