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34 [칼럼니스트] 2006년 12월 14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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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예절을 지키자

이재일
http://columnist.org/netporter


『블로그로 인해 나의 삶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블로그 덕분에 모르고 살아갈 뻔하였던 또 다른 삶의 한 부분을 알게 되었다. 폭넓은 사고와 정보, 지식, 문화, 예술, 교육에 대한 식견을 갖게 되었고, 특히 훌륭한 분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서로 예의와 배려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분들을 블로그에서 만나 행복한 삶을 꾸미고 있다.』

며칠 전 ‘SunBee’라는 ID를 가진 블로거가 조인스블로그에 ‘블로그가 아니었다면…’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삶의 변화를 겪었으며, 더욱이 여러 분야에서 식견을 넓히고 좋은 사람들까지 만나게 되어 행복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블로그가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부분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블로그는 우리들이 몰랐던 부분을 깨닫게 해주고, 식견 높은 사람들과 사귀게 해준다. SunBee님의 말아니더라도 블로그는 좋은 글과 음악, 그림들로 인해 풍부한 감정을 키워주며,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알게 해준다. 블로그가 아니라면 일반인들로서는 성취하기 어려운 일들도 블로그를 통해 이룰 수 있다.

사람들이 블로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블로거 전문연구가인 레베카 블러드는 △개인의 관심사 표현 △정보공유 △명성추구 등 3가지를 들고 있다. 블로거는 자기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글을 쓰거나 유익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싣는다. 이런 것들은 당연히 다른 블로거와 공유하게 된다. 좋은 내용이 많으면 평판이 좋아지게 마련이다.

인터넷이 선을 보이면서 e-메일과 홈페이지의 편리성에 감탄했던 네티즌들이 이제는 블로그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e-메일 주소를 가진 사람은 거의 모두 블로그를 갖고 있을 만큼 블로깅은 네티즌들의 삶 자체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하루도 블로깅을 하지 않으면 “손에 쥐가 날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로그의 시초는 1993년 6월 웹브라우저 모자이크의 ‘What's New Page'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존 바거라는 사람이 1997년 12월 자신의 사이트에 새로 올리는 글이 맨 위로 배치되고, 내용도 일기형식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웹로그(Weblog)‘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이 오늘날의 블로그란 명칭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로그가 블로그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역시 ‘정보공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로거들은 남의 블로그에 있는 정보를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고 자신의 블로그나 다른 곳에 퍼 나른다. 이른바 ‘펌질’을 하는데, 이는 블로그의 중요 기능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행태를 두고 ‘퍼뮤니케이션’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블로거들은 남의 블로그가 좋아보이면 ‘즐겨찾기’를 하거나 ‘친구등록’을 한다. 언제라도 찾아서 마음에 드는 내용을 퍼오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남이 애써 작성한 내용을 아무 말 없이 그냥 퍼올 때가 문제이다.

‘블로거 1천만명 시대’를 맞아 우리들이 과연 ‘블로그 예절’을 지키고 있는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남의 것을 퍼올 때 아무런 코멘트도 남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필자 역시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감사의 말 한마디 없이 그냥 내 블로그에 퍼 담고 있다. ‘정보는 공유하는 것, 즉 공짜’라는 생각에 그러는 것이 아닌가싶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달 28일부터 블로그 서비스회사인 이글루스(www.egloos.com)에서 블로그 예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음은 아주 반가운 일이다. 참여 블로거의 수가 11일 현재 1천명을 넘어서고 있을 만큼 호응이 좋다. 대부분은 “블로깅에도 예절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 캠페인에 기꺼이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글루스에서는 △블로그 저작권 존중 △본인 블로그에 남긴 좋은 덧글에 감사의 표현△생각이 다른 블로거의 의견 존중 △블로거 간에는 항상 예의를 갖춰 바른 말, 고운 말 하기 △상대방이 남긴 덧글이나 트랙백을 지울 때 이유 밝히기 등 ‘기분 좋은 블로깅을 위한 5가지 습관’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다섯 가지 모두가 가슴에 와 닿는다. 남의 것을 퍼갈 때 말 한마디라도 남기는 것은 남의 블로그 저작권을 존중하는 일이 된다. 나의 블로그에 올라있는 좋은 덧글에 감사의 말을 붙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른 블로거의 의견을 존중하고, 서로 간에 예의를 갖추는 것 또한 블로거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다음과 같은 ‘블로그 10계명’이 여러 사이트와 블로그에 소개되어 있다. 앞에서 언급한 ‘기분 좋은 블로깅을 위한 5가지 습관’과 내용이 비슷하지만, 블로거들에게는 매우 유익한 내용이라고 하겠다.

1. 다른 블로그 사이트와 블로거를 공격하지 않는다. 2. 사이트 링크를 요청하지 않는다. 3. 참고한 자료는 출처를 밝힌다. 4.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보호한다. 5. 자신의 일정을 밝힌다. 6. 블로그 사이트 운영 방향을 존중한다. 7. 글을 쓸 때는 논리와 문법, 예절을 갖추고 정중하게 표현한다. 8. 남이 쓴 글을 지울 때는 이유를 밝힌다. 9. 욕설과 반말은 하지 않으며 감정은 완곡하게 표현한다. 10. 좋은 글에는 감사와 칭찬의 글을 남긴다.

이런 일들은 너무나 상식적인 것인데도 지금까지는 많은 블로거들이 이를 외면하거나 인식하지 못했음이 사실이다.  블로거 'Sun Bee'님이 말한 것 처럼 '예의와 배려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블로거들'이 많아져야 한다. 이글루스에서엣 펼치고 있는 이번  캠페인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분위기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캠페인이 성공을 거두어 우리나라의 블로그 예절이 올바로 확립되길 빌어본다.


-2006.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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