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30 [칼럼니스트] 2006년 12월 27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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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사용자 4천만시대를 맞으면서

이재일
http://columnist.org/netporter


휴대폰 이용자가 드디어 4천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1984년 ‘카폰’으로 불렸던 차량용 휴대전화가 도입된 지 22년 만에, 1996년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의 서비스가 개시된 지 10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동통신 3사의 집계로는 지난 24일로 가입자 수가 4천1만247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휴대폰 사용자 4천만 시대는 한마디로 ‘1인 1휴대폰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한다. 카폰이 맨 처음 등장했을 당시의 가입자는 겨우 2천658명. 그때는 정부 고위당국자나 대재벌의 총수, 검찰이나 안기부 등 수사기관, 신문 ‧ 방송 등 언론사처럼 극히 일부 ‘특수층’의 차량에나 장착할 수 있는 것이 카폰이었다.    

카폰은 한마디로 행세께나 하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물건이었다. 그랬던 것이 이제는 초등학생까지 갖고 다니는 필수품이 되었으니 세월이 많이 변했다고 하겠다. 특히 젊은이들은 ‘휴대폰에 살고 휴대폰에 죽는다’고 해도 될 만큼 휴대폰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휴대폰이 급격하게 보급된 것은 1996년 CDMA 서비스가 시작되면서부터이다. 특히 1997년 10월1일부터 기존의 011과 017 외에 016, 018, 019등 PCS(Personal Communication Service : 개인휴대통신)가 상용서비스를 실시하면서 가입자가 부쩍 늘어나 1998년 6월 1천만명을 넘어섬에 따라 ‘1가구 1휴대폰 시대’를 맞았다.  

이동통신사는 휴대폰을 고객들에게 거의 공짜로 줌으로써 적어도 10년은 갈 것 같은 ‘삐삐’를 사라지게 했다. 휴대폰인구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 1999년 8월에 2천만명, 2002년에 3천만명을 돌파했고, 4년 8개월 만에 4천만명을 뛰어넘게 된 것이다.

휴대폰은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감각기관이나 다름이 없다. 청소년들이나 젊은이들이 잠을 잘 때도 품에 안거나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말이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오감 다음에 육감이 있다고 하지만, 이제는 휴대폰도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할 것 같다.

“휴대폰은 진화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휴대폰으로 온갖 것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이런 말이 생겼다.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에서부터 은행업무, 물품구매, 위치확인, 사진촬영, TV 및 영화 시청, 게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최근에는 바다에서 휴대폰으로 어군탐지까지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지난달 말에는 SK텔레콤(u-포털서비스)과 KTF(u-스테이션)가 휴대폰 하나로 CD에 가까이 대면 거기에 담긴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버스정류장에서는 버스 도착시간을 알 수 있는 ‘모바일 RFID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로써 “RFID시대’의 서막을 휴대폰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휴대폰은 우리 인간들의 일상생활을 매우 편리하게 해주고 있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여간 많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휴대폰중독이며, 학생들이 커닝도구로 사용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밖에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스팸메시지나 전자파문제 등 여러 가지가 우리들을 괴롭히거나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휴대폰은 또 참으로 많은 얘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에서의 ‘9 ‧ 11 테러’ 때는 승객들의 휴대폰 신고로 납치된 여객기 안에서의 범인들 숫자와 행동 등을 알 수 있었다. 등산 갔다가 실종된 사람의 위치도 휴대폰으로 확인해 구조하고, 휴대폰 통화내역을 추적해 강력사건의 범인을 잡았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필자가 지난 6~7년 동안 휴대폰에 관해 쓴 칼럼만 해도 20건이 넘는다. 제목만 소개하자면 △하루빨리 정착되어야 할 휴대폰문화(1999년 9월28일) △인명을 위협하는 운전 중 통화(2000년 1월18일) △휴대폰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2000년 2월4일) △‘스승의 날’에 일어난 슬픈 사건(2000년 5월16일)△휴대폰으로 점심 시켜먹는 중·고교생들(2000년 6월8일) △휴대폰의 운명, 삐삐의 전철을 밟은 것인가(2000년 7월21일)


△“휴대폰이 블랙박스보다 더 요긴하다”(2001년 9월15일) △엘리자베스 여왕도 갖게 된 휴대폰(2001년 9월30일) △“휴대폰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2002년 8월24일) △휴대폰시대의 덕목, 폰티켓(2002년 12월10일) △“카메라폰이 너무 무서워요”(2003년 6월22일) △잘못 쓰면 ‘폭탄’이 되는 휴대폰(2003년 11월7일) △이동통신서비스 20년이 남긴 것들(2004년 3월29일) △“휴대폰이 알리바이를 공급한다?”(2004년 6월30일) △용서해서는 안 될 열차 안에서의 통화(2004년 10월16일) "휴대폰을 갖고 등교하지 마라"(2004년 5월9일) △사진 찍는 휴대폰, 폰카인가 디카폰인가(2004년 12월14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휴대폰문화'(2005년 1월5일) △휴대폰 스팸메시지로부터 해방되려나?(2005년 3월30일) △문제 심각한 '휴대전화 중독증후군'(2005년 7월21일) △중고휴대폰은 훌륭한 재활용품이다(2005년 9월1일) △표준화되어야 할 휴대전화 한글입력방식(2005년 10월17일)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휴대폰 위치추적(2006년 1월5일) △안 쓰는 휴대폰을 장롱 속에 둘 것인가? △두 얼굴을 가진 '미친 기계' 휴대폰(2006년 5월3일) △너무 비싼 휴대폰 요금, 이대로 좋은가(2006년 9월26일) △심각한 상황에 처한 청소년들의 ‘문자중독’(2006년 11월23일)


칼럼제목만 봐도 휴대폰으로 빚어지고 있는 시대상을 짐작할 수 있다. 1999년의 ‘하루빨리 정착되어야 할 휴대폰문화’는 바야흐로 휴대폰통화의 예절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반영되어 있다. 2000년도의 ‘휴대폰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휴대폰으로 점심 시켜먹는 중·고교생들’ 등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2001년도의 ‘엘리자베스 여왕도 갖게 된 휴대폰’, 2002년도의 ‘휴대폰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2003년의 ‘카메라폰이 너무 무서워요’, ‘잘못 쓰면 폭탄이 되는 휴대폰’, 2004년의 ‘휴대폰을 갖고 등교하지 마라’, ‘사진 찍는 휴대폰, 폰카인가 디카폰인가’ 같은 칼럼제목도 당시의 분위기를 설명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필자가 이처럼 휴대폰에 대해 틈 있는 대로 칼럼을 쓰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바람직한 ‘휴대폰문화’의 정착을 위해서이다.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통한다”는 말 못지않게 “모든 것이 휴대폰으로 통한다”는 말이 어울리는 이 시대에서 휴대폰문화가 엉망이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인구 4천8백만명인 우리나라가 휴대폰 4천만 시대, 1인 1휴대폰시대를 맞은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일만은 아니라고 하겠다. 그에 걸 맞는 휴대폰문화를 가꾸어야 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휴대폰 이용자 4천만명 돌파’를 올바른 휴대폰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앞장서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0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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