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29호 [칼럼니스트] 2006년 11월 15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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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경협'(龍慶峽)


홍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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뻬이찡에서 만리장성을 구경하고는 반드시 콤비로 껴붙여 관광하는 곳이 있다. 70m 높이의 댐으로 계곡을 막아 인공 호수를 만들고 그 곳에 배를 띄워 관광객들이 경치를 즐기게 한 용경협이다. 중국 남방의 절경 계림(桂林)의 축소판이라 일컫는데, 사실 누가 보든 물과 기암절벽이 어울어진 그 빼어난 경치에 탄복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영 석연치 않은 것이 '용경협'(龍慶峽)이란 명칭이다. '용이 慶[경사스럽다, 또는 기뻐]하는 골짜기'다. 이 명칭을 국가 주석이었던 강택민의 글씨로 거대한 절벽 한 면이 꽉 차도록 붉은 색깔로 새겨 놓기도 했다.
그러나 용은 기뻐하거나 경사스럽게 느끼는 법이 없다. 이런 감정을 드러내면 용의 본질인 위엄이 깨지기 때문이다. 용은 이빨도 함부로 드러내지 않고 울지도 않는다. 그래서 용의 입에 여의주를 물린 것이다. 감정을 내어 입을 벌리면 무의식 중에 여의주가 굴러떨어지지 않겠는가?

용경협은 龍頸峽으로 '용의 목구멍[頸] 같이 생긴 골짜기'가 옳지 않을까? 20여분 배를 타고 골짜기를 돌아보면서 사진과 같은 형상을 보고 더욱 그런 인식을 했다. 만약 예전에는 頸으로 불렀었는데, 최근 용경협을 개발하면서 일반 시민들이 알기 쉬운 慶으로 바꿨다면 중국인들의 대단한 융통성을 보여 주는 예일 것이다. (200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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