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23 [칼럼니스트] 2006년 10월 31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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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10년 전의 전망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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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기 전인 1996년에 5년후의 미래를 예측해 쓴 글 ‘우리나라 멀티미디어, 앞으로 5년’(한백연구재단 '포럼21')을 10년 뒤인 오늘 읽어 보면 재미있다. 당시에 쓴 ‘멀티미디어’라는 말은 ‘인터넷’을 가리킨다고 보면 되겠다. 디지털화와 통신기술의 급진전으로 멀티미디어의 탈거리(脫距離) 탈권력(脫權力) 탈가치(脫價値)라는 특성이 더욱 발휘되며 이로 말미암아 여러 변화가 온다고 이야기한 것인데 어떤 예측은 맞고 어떤 것은 맞지 않았다.

멀디미디어화의 진전이 가정 구성원을 서로 고립시키리라는 남들의 예측과는 달리 그 글 필자는 가정 구성원들이 여러 측면의 생활을 공유하게 되어 유대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보았다. 오늘날 보면 상반되는 두 현상이 다 나타났다. 제 방에서 꼼짝 않고 인터넷 게임이나 블로그 꾸미기에 열중하여 자신의 세계에만 침잠하는 사람이 있다. 채팅에 빠진 엄마 때문에 굶어 죽은 젖먹이 아기가 있다. 그러나, 가정의 한 구성원이 만든 웹사이트에 다른 구성원들이 참여하고 이를 통하여 수만리 떨어져 살아도 소식을 서로 전하면서 지내는 것도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매체 이용자의 마음씀씀이다.

탈가치(脫價値)의 진전을 전망한 것도 꼭 맞았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인간이 “특정한 것에 가치를 둔다는 가치추구나 특정한 것에 집착한다는 우상숭배는 결국 불완전한 정보로부터 발생” 하는 것이므로 멀티미디어화로 정보를 쉽게 잘 접하게 되면 탈가치 및 탈우상(脫偶像)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오히려 인터넷은 신앙이나 이념의 강력한 전파 수단이 된다. 선교에 잘 활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잘못된 믿음의 확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음양가(陰陽家)들의 능란한 인터넷 이용도 흥미롭다. 인터넷은 우상을 잘 파괴하기도 할 뿐 아니라 아주 빨리 또 다른 우상을 만들기도 한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6.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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