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319 [칼럼니스트] 2006년 10월 2일
서울칼럼니스트모임 COLUMNIST 1999.09.19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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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는 웹사이트 만들기’
박강문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서울칼럼니스트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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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내 개인 웹사이트를 처음 만들고 난 뒤 더 좀 멋있게 바꿔 보려고 열심히 본 책은 데이비드 시젤(David Siegel)의 ‘죽이는 웹사이트 만들기’(Creating Killer Web Sites)라는 책이었다. 미국 여행중 50달러 남짓 주고 산 것인데, 두꺼운 고급 종이를 쓴, 미술 교과서 비슷한 꼴을 지니고 있었다. 이미 산 여러 권의 책 무게가 짐스러웠기 때문에 또 이 가볍지 않은 책을 보태야 하나 하고 망설이던 것이 생각난다.

저자가 ‘웹사이트 디자인의 제3세대 기법’이라고 칭하면서 자신의 디자인 철학과 그 구현 방법을 설명한 이 책은 웹사이트 만들기 교과서로서 큰 인기를 끌었다. 나온 지 10년이 되는 제2판을 아마존닷컴 등에서 10달러 이하로 지금도 살 수 있는, 여전히 살아 있는 책이다. 그는 웹사이트의 미적 치장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나는 아름다운 웹사이트 만들기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았다. 가장 간결한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최근에 그의 개인 사이트 www.dsiegel.com에 들어가 보았다. 그 결과는 반가움과 실망이었다. 반가운 것은 이 사이트가 아직도 있고, 그 자신이 외치던 것과는 반대로, 간결하게 꾸며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필경 자신의 생각을 바꾸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첫 페이지가 아주 더디게 뜨거나 아예 뜨지 않는 때가 있다는 것은, 교과서를 쓴 자신이 요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듯해서 실망스러웠다.

나는 보고 싶은 것을 빨리 보여 주는 웹사이트를 좋아한다. 속도를 제일로 친다. 그리고 형식의 아름다움보다는 내용의 알참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더디 뜨는 사이트, 글자가 깨알 같고, 너무 재주 부린 사이트는 질색이다. ‘죽이는 웹사이트 만들기’를 잘못 받아들이면 말 그대로 웹사이트를 죽일 수 있다.

- 벼룩시장 '즐거운 인터넷 여행' 2006.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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